|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추억모으면 한폭의 그림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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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야..금향아..은숙아..경연아..종현아..종범아.종삼아.대규야.일루와봐.
하얀서릿발이 내리는 아침..
동트는 새벽녘에.아버지가 새끼줄에 꽁꽁 묶어준 장작두개
벙어리장갑 낀 손에 들려서 흔들흔들....
책보따리엔 딸랑딸랑 필통속 연필 흔들리는 소리 요란하게 뛰어 모이고 모이면
대장님(우리대장님은 기생이었어) 명령에 대나무깃발 앞세워 하나둘 구령 맞춰 줄서 학교가는길...
가끔씩 훌쩍훌쩍 코 들이키며 쓰윽 닦아 소맷자락 반질반질하게 땟자국 묻히던
개구쟁이들.....기억나?
희만아...윤규야.광호야.동호야 금호야.기생아.정숙아..귀남아.일루와봐
녹음짙은 플라타너스 둥근 나무아래
윗도리 쭉쭉벌려 늘어지게 끙끙 주워모아 쏟아놓은 깔매더미
작은 다리 쪼그리고 앉아 땡땡 종소리도 잊은채 머리맞대고 훅훅 긁어 모으던
돌멩이 ....
세개줍기..네개줍기...다섯개줍기..
매일매일 정숙이 다리앞에 소복히 쌓이던 깔매놀이..깔매지존님이라
기억나?
현혁아.태숙아.희숙아.귀숙아 성자야.태순아.일루와봐봐..
벽을 등지고 앞에 한사람 서는거지.
그 기둥 허리 붙들고 구부려 목 앞으로 쑥 빼 첫말이 자릴 잡는거야.....
뒷다리 꽉껴안고 엉덩이아래 머리 붙여 두번째..세번째 네번째.....말이 되는거야.
자...간다....최대한 멀리 달음질쳐 풀쩍 뛰어오르는거야..
첫번째 말 등위에 툭 떨어져 앉으면...악 등이 출렁 비명소리도 함께나는거지.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무사히 말등을 타면....흔드는 거지.
젖먹던 힘까지 다 쓰야하는거야....
게중에 시원찮은 기수가 발을 땅에 떨어뜨리는거야....그건지는거였어.
말.......머리들을 봐.....머리끄댕이 잡구 싸운말괄량이 삐삐 같쟎냐?
기억나?
윤옥아.윤숙아.미식아.윤자야.숙희야 학순아.영자야.철수야.상준아.일루와보래두.
할아버지 지고 가는 나무지게에
활짝핀 진달래가 꽂혔습니다...
어..어디서 날아왔는지 노랑나비 삼형제......
백두산......복되도다 그이름 대한이로세.
까만 고무줄 둘이서 잡고 서면 팔짝팔짝 잘도 뛰고 돌고 했던거야.
몇시간을 뛰고 돌아도 그칠줄 모르구 지칠줄도 몰랐던거지.
가끔씩..........히히......젤 개구쟁이 머슴애들이 면도날로 순식간에
끊고 달아나는 통에 잠시 맨땅에 뒤범벅되어 엉켜보기도 했지..
기억나?
윤교야..점숙아.정숙아. 화용아.재신아.함봐봐..
두짝지가 마주보는거지..
서로 귀를 잡았잖아.
누군가 먼저 뺨을 한대 때리는거야..찰싹.
맞받아 또 찰싹..........자신이 아프면 아플수록 강도가
세어지는거지....자기도 모르는새..
씩씩거리며 벌건 볼을 만지며 눈을 흘기는거야..
기억에서 지워버리고픈 모욕적인 일들이었건만
맘속에 남아있는 한조각의 추억이 되어있는걸......
기억나?
기욱아.민환아.영민아.돈문아.해균아.병선아리인순아..화정아.명숙아.복희야00야.
살짝모여볼래.
이제 뽕밭으로 가는거야..
살살 도둑고양이처럼 뽕나무 헤집어가며
보물찾으러 가는거지.
눈앞에 조롱조롱 눈부시게 달려 있는 까만오둘개가 환호성을 지르게 했잖어.
두손 .....쉴새없이 게준감추듯 먹어치우고 입닦고 봄...........ㅋㅋ 까만 피 빨아먹은
흡혈귀같잖았어?
요놈들 오둘개 먹었지?....아.아....아니요.선생님.................
입벌리면 증거 물이 고대로인데...아아니라고 천연덕스럽게 고개떨구던 철없던
개구쟁이들...........기억들나?
아직도 그저그저 조각으로 남아있는 기억들이 많지만
이렇게라도 맞춰보니 그림이 되어졌는지 몰겠다.
이름........동네 더듬어가며 불러봤는데 내기억속에 있는 이름은 단데..
빠진사람있나 몰겠네...
기억안난 친구있음미안..
추억은 사람의 마음을 늘 풍성하게 하는것 같아....행복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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