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이지
아침에 눈 뜨면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봐
짙은 초록 포플러 잎사이로 아직 잠에서 덜깬
희끄무레한 하늘이 넘 가슴 설레이게 하거던.
난 말이지
누군가가 너무 그리우면 말이야.
파란 호수 같은 하늘을 또봐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 속에는 무수히 많은 그림들이 있거던.
어릴적 내가 뛰어놀던 울통불통한 골목길도 있고.
마른쑥 귀에 똘똘 말아 넣고 멱감던 냇물도 흐르고.
잠자리채 높이 치켜들고 고추잠자리 쫓아다니던 마당도 있어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 주거던.
난 말이지
슬픔이 너무 커 흐느끼고 싶을때도 말이야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봐
까만 밤하늘엔 내가울면 같이 울어주는 수많은 별들이 있고.
새까만 밤하늘엔 마음한자락이 아려도 잠시 잊을수 있게
예쁜 나뭇가지 끝에 걸린 달님도 있구.
펑펑 흐느껴도 흉보지 않고 등 어루만져 주는 어둠이 있거던..
난 말이지
너무 기뻐서 웃고 싶을때도 말이야..
뭉게구름 둥실둥실 떠 다니는 하늘을 봐
강아지 한마리 헥헥거리며 뛰어다는 구름보며 하하 웃고
금방 빠져 날리는 새털보며 호호거려보고
한가하게 풀 뜯는 양떼구름보며 하하호호도 해보구...
난말이지
하늘속에 다 감춰뒀지
설레임도.
그리움도.
슬픔도.
기쁨도.
2006년 07월 1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