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하늘이 나지막하게 드리운 오늘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따닥따닥
야무진 소리를 내며 눈과 귀를 끈다.
가끔씩 들려오는 꼬곡꼬곡 닭울음소리에 진한
허전함이 실려 내 마음속으로 전해져온다.
바람소리가 나 눈을 돌려보니 넓적한 포플러에 묻은
빗물이 두두두둑 떨어져 내린다.
슬그머니 어둠이 내리려나..
아닌가보다 아직은 어둠이 내릴시간은 아니니...
짧았는지 길었는지 느낌이 없었던 하루가 지나가고 있나보다.
멍하니 컴앞에서 속절없이 마우스만 눌러대는 내가 참 낯설기만 하다
멀리 보이는 까만 구름이 아직 다 뿌리지 못한 비를 조금씩
흘리며 더 까매지고 있다.
계란을 닮은 하얀 망초꽃이 한들거리며 비를 맞고 있다.
무덕무덕 가을에 피는 메밀꽃만큼이나 많이 무리져 피어있다.
여름꽃들은 짙푸른 잎새를 달고 있어서 인지 살아있는 느낌이
더욱 강렬하다.
장마철에 촛점없는 눈으로 하늘을 보는 난
아직도 스스로에게 낯설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