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툭...툭..
떼굴떼굴...
티리리리리..티리리리...칙
낙엽굴러떨어지는 소리가 갖가지 음색으로 귀를 열고 들어옵니다..
빠알가니...
노오라니...
새초롬한 보라빛으로,
난로같은 포근한 주황빛으로 갖가지 색감의 가을 단풍이 눈을 활짝열고 들어옵니다.
고목의 썩은 까만 작은 구멍속에 소복히 물어다 놓은 도토리가
다람쥐 집이라 말합니다..
소복소복 쌓인 빼빼 마른 나뭇잎이 바람에 이리저리 날립니다.
곱게 물든 나뭇잎도 눈내리는 모습으로 이리저리 바람따라 내려옵니다.
하얀연기가..
솔솔피어오르며 짚타는 냄새로 코끝에 와 닿습니다.
사냥개처럼 킁킁 냄새를 맡아보며 코를 벌렁거려봅니다.
냄새가 넘 향긋하고 맛있습니다.
꼬불꼬불 고개 넘어 불타는 붉은색 단풍나무가 왜 단풍나무인지
말하는듯 너무나 화려한 자태로 비스듬한 햇빛속에 고고히 서 있어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가을이 지는 해 속으로 살며시 따라 지고있습니다
지는해가 늘 아쉬운만큼 가을이 져가는것도 너무나 아쉽습니다.
지리산 골골이 자리잡은 작은 집섬뜰위엔 길게 늘어져
대롱대롱 달려 있는 곶감익어가는 모습이 이뻐서 한참을 보았습니다.
따박따박 걸어보고 싶습니다.
푹신한 흙 밟으며 낙엽을 밟아 보고 싶습니다.
산꼭대기 덩그러니 지어진 휴게소엔 사람들이 마지막 단풍을 구경하느라
바글바글 거립니다..
도토리묵도 먹어보고, 파전도 먹어보고,
동동주도 마셔보고 그러고들 있습니다.
먹는것도 마시는것도 참 분주하고 어수선합니다..
지는 가을과는 영 맞지 않는 모습으로 눈에 비칩니다..
가을이 참 짧습니다...
무릎위로 내려오다 만 미니스커트처럼 뜨거운 여름을
겨우 떨쳐버렸나 했더니 차가운 겨울바람에 밀려 가나 봅니다.
한밤 한밤이 지나면 은행나무 아래 노란 은행잎이 소복이 떨어져 있습니다
밤새 우수수 소리도 없이 떨어져 내리나 봅니다.
하얀 눈이 밤새 소리없이 내리듯이 가을도 소리없이 떨어지고 있었나 봅니다.
가을비가 내립니다..
밤새 내리려나 봅니다...
가을비 소리가 처량도 하게 귀를 울립니다..
투둑거리는 가을비가 겨울을 마중가나 봅니다.
하얀 겨울맞으러가는 가을비 속에 하나둘 플라타너스 잎들이 뱅글뱅글
흘러내립니다.
빗줄기가 자꾸만 굵어지나 봅니다..
쪼록쪼록 내리는 빗소리에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돌멩이 굴러가는 모습에도 까르르 웃어버리는 사춘기 감성이
이밤에 피어오릅니다..
요즘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생각이 어수선하여 컴앞에 앉아도 멍하니 있다 그냥 나가버립니다.
글 한줄도.쓰지 못하고 앉았다 나가기를 여러날 했습니다..
많이 보고팠습니다...
제방 대청소하는게 넘 오래 걸렸나 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