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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앓는 어떤 할매..
노..오..란..국화꽃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톡톡 터질듯이 탱글탱글하고.
가끔씩 날개짓하는 고추잠자리 빨간 햇빛받아
반짝반짝하는 오후...
끼익......
까만 아스팔트 길위에 긴 여운 남기며 덜컥 서버리는
1톤짜리 트럭앞에 표정없이 하얀머리 수건으로 질끈 동여맨
눈만 멀뚱멀뚱한 할매한분이 서계신다..
어머머머..
저 할매 결국 사고 치실뻔 했네..
그할매보다 더 놀라 가슴 쓸어내리며 본
기사아저씨의 낯빛이 사색이다...
하룬....
사무실앞 난간에 내려놓은 밥그릇을
수건에 똘똘말아쥐는 할매..
할매..이거 가져가심 안되는데요..
이거 나 한테 팔거라...
나 밥그릇 하구로(하게)...
또 하룬..
냉면빈그릇속에 담아둔 가위를 똘똘말아쥐는 할매..
할매..이것도 가져가면 안되는데요.
이거 나 쓸데가 있는데 나 조라..
할매 이것도 안되요...남의 건데요..
또또하룬..
트럭위에 얹어둔 까만 고무밧줄을 줄줄풀어내 돌돌말아쥐는 할매..
할매..이건또 왜 가져가세요...이리 주세요..
이거 오늘나..꼭 써야하는데 나조...
귀동냥으로 들은 얘긴 그 할매가 치매에 걸리셨단다..
80은 되어 보이는 할매눈은 늘 뭔가를 수건속에 감출거리를
찾느라 두리번이다.
교차로 꽂아둔 전봇대는 할매의 표적1호라
신문만 꽂히면 똘똘말아 뒷짐지고 사라지고..
쓰레기 가득 담아둔 봉투는 할매표적 2호라
냇물 언덕위로 끌고가 뒤져 쓰레기는 땅에다 내팽개치고..
종이 박스속에 담아둔 종이 쓰레기도 할매의
표적에서 빗겨갈수가 없다..
블럭 담 낮은 집..
소럭소럭 피어오르는 종이타는 냄새..
할매 아들의 똘똘 말아온 교차로 태워내는 냄새가
어쩐지 가슴아리며 코를 후빈다.
할매..
할매의 저 삶속에 후일 내 삶이 얹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새털구름속에 너울너울지는 해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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