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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일기
활짝 열린 창문의 방충망 위에 하얀 배를 드러내며
청개구리 한마리가 붙어있다..
살금살금 파리옆으로 접근하는 양을 보니
내마음에 가슴이 울렁거리만큼 커다란 긴장감을 자아낸다..
금방이라고 혀를 낼름거려 확 빨아들일것 같은 모습으로
어그적 어그적 걸어가는 모습이
행여나 먹이감을 놓칠세라 노심초사 하는듯한 양이다...
노랗게 반짝이는 불빛아래로 터억터억
작은 매미가 밝은 빛에 어지러운지 제대로 붙지도 못한채 빙글빙글
날아다니며 방충망에 부딪치는 소리만이 요란하다...
파란 여치한마리도 가늘고 긴 발을 방충망 구멍에 턱하니
발을붙인채 당당한 몸체로 날개를 들어보인다..
슬그머니 손을 갖다 대었더니 불빛에 눈이 부신지 꼼짝을 못하고
두 손가락 사이에서 몸을 비벼대기만 한다.
한낮에 눈앞이 캄캄할정도로 쏟아부었던 소나기가
더운김을 다 몰아가고 써늘한 바람을 데려왔는지
살갗에 닿이는 밤바람이 상쾌하기만 하다..
가끔씩 떨어지는 손바닥 만한 포플러 빛바랜 잎이 치치칙...
밤의 고요를 깨고 있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까만 밤에 올려다 본 하늘엔 참 별들이 많이도 살고 있다.
작은 불두칠성...큰 불두칠성....북극성....카시오페이아......
너무도선명하게 보이는 그모습에 가슴이 뛰었다..
삼태성도 찾아보았다....전갈자리도..
찾지못해 한참을 방황했지만......그래도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빛에
잠시나마 내눈을 맡겼다..
별빛이 반짝일때마다..
내작은 눈속에도 물방울이 반짝이며 땅으로 뚝뚝 떨어졌다.
별하나.나하나.....별두울.나두울......별셋.나셋......
두손꼬옥잡고 마루위에서 잠들었던 피붙이 생각에 가슴이 메인다.
그리움이 솟구쳐오를만큼 고운 하늘이 너무 사랑스럽다.
추억에 대한 그리움일까??
너무 일찍 우리곁을 떠난 부모님에 대한 진한 그리움일까??
고향마당에 서서 흰머리 엉성엉성한 내가 그림을 그려대고 있다.
마구마구 ..그리움이란 이름의 그림을...
하얀 비닐로 꽁꽁 묶어 물들이던 봉숭아가 몸부림에 비뚤어지는
그림위에서 멈춰버린 내가슴이 울먹이며 별빛속으로 눈을 던져버렸다..
그리움이란 제목의 한여름밤의 일기를 접는다...
꿈속에서 못다그린 그림을 그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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