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래미 잡으러 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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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솔가지 타는 소리가 잠을 깨우는 아침에 무쇠솥엔 보리밥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었고. 찬물을 무쇠솥위로 척척 뿌리시던 엄마손엔 나무주걱이 들려 밥알을 듬성듬성 묻히고 있었다.
부엌 아궁이 속엔 벌겋게 불탄 나무잔재들이 열을 내뿜고, 얌전하게 얹혀 있는 달걀 껍질속의 쌀은 꼬들꼬들하니 거품을 내면서 익어가고 있었다.
달걀 껍질 타는냄새가 코속을 헤집고 다니면 슬쩍 밖으로 굴려내 숟가락으로 푹 떠올려 입에넣고 오물거렸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 밥맛은 일품이었다. 아주 가끔씩 생각나는 달걀껍질밥은 내겐 그리운 고향이다.
빨래거리를 찌그러진 양은 세숫대야에 주섬주섬 줏어 담고는 엄마 옆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머리만한 단지를 내 놓으라고 졸르기 시작했다.
몸빼바지를 잡아 당기며 조르는 내게 된장을 한움큼 넣어 입을 비닐로 봉한 항아리 하나가 쥐어지면, 뒤안으로 동생을 데리고 쏜살같이 달아났다.
뽕나무 껄터리에 바지가 걸려 넘어지고 엎어져도 반나절을 피래미 잡으며 놀수 있음이 너무좋아 피나는것도,아픈것도 몰랐다.
비닐로 덮힌 항아리 위를 구슬만한 크기로 뚫어 도랑위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빨래터 큰바위밑에 살짜기 밀어넣고는 바위위에 배를 깔고 항아리를 눈이 빠져라 지켜봤다.
숱하게 많은 송사리 피래미들이 된장 냄새에 불인지 물인지를 모르고 구슬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건져 올려야 하는데 가슴이 두망망이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마 잡힌 물고기가 들어 올리면서 한마리 만져보지도 못하고 구멍을 다빠져 나가면 어쩌나 싶어서 였을 것이다.
동생 까만 고무신을 벗겨 미리 물을 담아놓고 항아리를 들어올린다. 송사리떼와 중태(일급수에 사는고기)가 파닥파닥 배를 드러내고 요동을 치면 신발속에 쭈욱 부어 동생두손을 신발위로 올려 물고기가 튀어나가지 못하게 했다.
빨래방망이 퉁퉁 두들겨 빤 빨래위에 항아리 가득 물고기를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우린 고기잡이 그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운 하루였다. 젖은 머리에서,옷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메마른 흙을 동그랗게 만드는것도 즐거움을 하나더 보태는 것이었다.
우린 도랑에 흐르는 물하나만 있어도 좋았고, 발에 툭툭 차이는 돌하나만 있어도 좋았고, 배싹 마른 나뭇가지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즐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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