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 동서 & 형님 VS 남편
네버엔딩 스토리(한 여자 이야기) 2006/09/15 00:56   http://blog.azoomma.com/liebe980/232741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가....사실 좋아봐야 친정 식구들만 하겠나....?

이제까지 뒤에서 숱하게 궁시렁 거릴 지언정 시댁에 맞추며 시어머님 챙겨가며(우리가 챙겨받은 것도 물론 있고) 큰 갈등은 드러나질 않은 상태로.....조용히....조용히 넘어가고 있었는데....

 

 동서를 본 뒤로 알게 모르게 갈등이 생겼다.

 그냥 쓱쓱 문질러서 없애버릴 종기같은 갈등이 아니고....좀 놔두면 커다랗게 자라날 양성종양(악성 종양은 아니고...아직은...양성종양 ) 같은 그런 갈등.....

 

 문제는 이 동서 되는 아이가....처음부터 동네에서 벌인 소란들로 그리 호감을 못얻은데다.....줄(?)을 잘못 서는 데에 따른 나의 노여움이고....

 둘째는 교통정리를 제대로 못하시고 자꾸 9년간의 내 노력봉사를 싼 값에 처리하시려는 시어머님에 대한 원망이다.


 

얼마 후...시어머님 환갑이시다.

두 세 달 전, 동서와 환갑에 대한 약간의 의논조율이 있긴 했지만 확실하진 않았고, 어머님도 올해 환갑잔치 하면 일찍 죽는다는 풍문이 있는만큼 그냥 넘어가고 싶어 하셔서 혼자 생각에 '그냥 넘어가실 분이 아닌데....'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 동서가 연락이 왔다.

'형~~님.....어머님하고 환갑 얘기 해봤는데요.....백 하나 사달라세요...'

-'아...그래?(그럼 부담은 많이 줄겠네...) 다행이다...쉽겠네...'

'그게....샤넬 백 하나 받고 싶으시데요.....'

'샤 넬 백!!!??'

'네....그냥 얘기 하다가...환갑 선물....샤넬 백 받고 싶다고 하셨어요.'

(돈이 적게 들면...그냥 그걸로 넘어가자..싶어서 남편한텐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담날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니 그게 아니었다.

몇 달 전 동서 시집오면서 '예단으로 샤넬백 같은 거 받았음 좋겠다' 얘기하신 걸....동서가 이번에 환갑 선물로 '형님'하고 의논해서 사드릴게요... 이렇게 얘기했단다.

 

흠.....

형님인 내 입장에선...돈이 적게 들면(그 땐 샤넬백이 얼만지 몰랐다) 그건 좋은 거지만...

그것보다... 동서가 먼저 일을 벌려놓고 나와 함께 수습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약간 불쾌했는데....

 

 며칠 전 시어머님과 통화를 하니....이미 시동생네한테 어떤 모델인지 얘기를 했다는데...동서는 그걸 아직까지 나한테 일언반구 없고, 아마....이제껏 그랬듯이... 그걸로 무슨 문제가 발생해야 그 때 헐레벌떡 수습을 부탁하러 전화를 할 모양이다.

 

그대로 하자니...동서 예단을 우리가 돈을 보태는 것 같고....안하자니...시어머님 받고 싶으신 걸 우리때문에 못받으시게 되는 것 같고....빼도 박도 못하고....


 

 남편한테 털어 놓으니 단순명료한 남편은 '하지 마!! 무조건 하지마!!'하며 오히려 불평하는 나를 탓하고, '그렇게 신경쓰면서 살려면 무조건 하지마!! 이제부터 시댁에 신경 꺼!! ' 한다.

 

그러더니 급기야 이젠 이런 말 자기한테 하지 말라며 아이들 앞에서 호통이다.

 

자기 집 말을....자기한테 하지 그럼 누구한테 해??

 

자기가 다 책임 지겠다면서....그래서 그 후에 야단맞고 말 듣는 게....그럼 누군데...??

 

왜!! 남자들은 남남끼리 얽혀서 시끄러워지는 시어머님과 동서와 형님...세 여자 사이를 '웃기는 여자들'이라는 식으로만 치부를 할까...?

 

 남자가 그 '웃기는 여자들' 사이에 끼지 않으면 그 여자들이 각자 얼마나 쿨하게 세상을 살아갈텐데.....

 

남남끼리 얽혀사는 게.....특히나 그런 예민한 관계는....한번 뒤집어 놓는다고 제자리를 찾아갈 것 같으면 그런 갈등이 생기지도 않는다.

 

차라리...아무 상처 없이....서로 눈치보면서...가끔은 뒤에서 욕도 하면서....그렇게 조용히 하루하루 버텨내는 게....오히려 서로에게 좋은 것을.....

 시어머님이 밉다 동서가 밉다 어쩌구 말을 하지만.....이럴 땐 남편 미운 것 보다 더 밉진 않네... 아유~~ 미워.

 

** 남편이 얘기하는대로...이끄는대로 따라간 세월이....남편은 제가 바보같아서 그런다네요.

 왜 그러고 살았냐고 하네요.....

 이제부터 애들 신경쓰지 말고...희생하지 말고....하고 싶은 거 다 해가며....시댁에 연 끊고....그리 살자네요.

서로 그러구 살다가...갈등 생겨 이혼하면....또 이혼하면 되는...그런 거라네요.

 

내가...성질 자랑할 줄 몰라서...안했니....??

내가....바보....같아서....이러구 살았니...??

내가...내 몸 추스리지 않고....이러구....왜 산 거 같니....??

 

이런 말 듣고.....다시 웃으면....그거....다 이해하고 풀려서 웃는 것 같니....??

 

 자꾸.....정 떼지 마....

사람이 사는 게.....사랑 하나 보고 사는 게 아니라는 거.....충분히....알만큼....겪을 거 다 겪으며 사는 여자가....

정 떼는 남자 무모하게 붙잡고 살만큼.....그리 호락호락 하지....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