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적립
네버엔딩 스토리(한 여자 이야기) 2006/06/28 14:19   http://blog.azoomma.com/liebe980/227415


  미운 4살에 때려쥑이고 싶은(?) 7살이라더니.....

그 시기를 제법 잘 넘긴다 싶었는데....아들녀석이 9살이 된 요즘 내 참을성에 한계가 왔다.

 나름대로 잘 참는다 싶었는데...오죽하면 아이를 패잡는(!) 꿈을 두어번 꾸고 나니 내 정신상태가 그리 건강하지 못하구나...하는 염려까지 생겼고, 급기야 두어달 전, 좀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 때 아빠 친구 가족들이 있다는 계산으로 '그래서...?'식으로 배짱을 부리길래 그동안 참아왔던(이해했던..이 아니라..참아왔던) 인내심이 폭발을 해서.....

 아빠 친구 가족들이 있는데서...패잡아 버렸다.

 

 아이의 기질이 워낙 강한 데다 (영아 땐 자기 스타일로 우는 아이를,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친정식구 7명이 병원 응급실에 우르르 간 적도 있다), 모든 육아와 가사와 시댁일 등등 이러저러한 부담감으로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이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아이도 아이지만 내 스트레스를 푸는 통로로 아이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하는 엄마로서의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였다.

 

 얼마 전....카드 명세서를 꼼꼼히 살피다 문뜩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아이의 버릇 들이기에 바로 그 포인트제를 접목해서 하나하나 고쳐나가보기로 하고 그 날 저녁 아이와 마주앉았다.

 

 '너 말이야....너 할 일 학교 다녀와서 바로바로 하면 엄마가 1포인트씩 올려줄꺼야.

 숙제와 영어듣기, 글씨 잘쓰기, 책가방 싸놓기, 인사 잘하기 이런 건 1포인트.....

 동생과 놀아주기, 동생한테 동화책 읽어주기, 엄마 심부름 하기 이런 건 2~3 포인트....

 독서 후 독서록 쓰기, 먼 거리의 심부름 등등은 5포인트......

 자기 방 청소는 10포인트......'

 

 친구와 조금 늦게까지 놀고 싶은 날이나 친구와 게임을 같이 하기로 약속했을 땐 자기가 그동안 적립해 놓은 포인트 중 시간당 10~20포인트씩 삭감하기로 하고 세세한 세부사항을 정한 다음 바로 실시를 했는데......

 

 그 다음날부터 아이방이 깨끗해지고 동생과 노는 시간도 길어지더니 아이방에서 동화책 읽는 소리가 들려오고 자기가 먹은 간식쓰레기 치우는 거나....어른들이 생각할 땐 그깟 1포인트 안하고 말지...싶지만 아이 입장에선 금쪽같은 1포인트인지.... 양치질 하는 거, 숙제와 매일 몇 문제씩 푸는 수학문제까지 알아서 혼자 다 챙긴다.

 

달력에 그날 그날 적립된 포인트를 써놓고 자기 나름대로 이러저러하게 그 포인트를 쓸 궁리를 하더니....그동안 애쓴게 아까운지...'10포인트 쓰고 게임 해두 돼' 허락을 해도 안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용돈도 그 적립된 포인트에서 주기로 했고(10포잌트당 1000원) 특히 요즘엔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칠 일 없어 '포인트 몇 점 삭감한다...' 하면 바로 통하니, 이런 걸 왜 일찍 안했나 싶다.

  그 동안 아이 버릇잡는다고 소리만 빽빽 지르고 혼자 머리 뜯으며 괴로워하던 시간이 허무할만큼...아이가 변했다.

 

 역쉬....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이라더니....머리를 쓰니까 내 정신건강이 좋아졌다.

 우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