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저두 어머님 며르린데요....?
네버엔딩 스토리(한 여자 이야기) 2006/05/20 14:46   http://blog.azoomma.com/liebe980/224779

  결혼한 지...9년차다.

 

 이제부터 시집와서 한 일에 대한 생색을 내려 한다. 

 

 시할머님 계신 집에서 시집살이 하다, 시할머님 대,소변 처리도 하며 살아봤고 목욕도 시켜드리고 친구처럼 한 방에서 자기도 해보고....노인정에 배웅도 해드리고, 소변 지리신 이불이야 하루에 한번은 빨아봤고 '죽일 X, 빌어먹을 X, 못되쳐먹은 X...'등등 시할머님과 시어머님께 들은 욕도 부지기수다.

 

  결혼 그 다음해부터 시부모님 생신은 당연하고, 결혼하고 그 이듬해 시아버님 환갑잔치에 여행 보내드리고... 명절 대소사, 제사까지 일하시는 시어머님 대신해서 도맡아 했고, 하나 있는 시동생 용돈을 군대시절부터 제작년까지 7년을 한달에 10만원씩 챙셨고 그 외 생일선물이나 입학 졸업선물 군대 제대선물까지... 핸드폰이며 우리집에도 없는 디지털 카메라를 아까운 줄 모르고 챙겨줬다.

 

 남편이 아들보다 소중하다는 동생이라 하니....아까운 티 냈다가 영락없이 싸움 날까봐...(아니, 사실 마음이 순수할때는...나한테 없는 남동생이라 이뻤다)

그리고 시할머님이 친정엄마에게 퍼부은 욕설을 계기로 분가를 해도, 역시 작년까지만 해도... 지방서 서울까지 매주 시댁 방문을 하거나 조금 개겨서(?) 격주로 찾아뵈었다.

 

 일주일에 3~4번 전화안부와, 찾아뵐 때마다 밑반찬꺼리 사들고 가서 일주일치 반찬을 해다 드리고 주말에 같이 먹을 국이며 반찬들을 해왔고, 청소며 이불빨래들을 돌려왔는데......

 

 그런데....내 딴엔 최대로 성의를 보여 잘 해드리면 그 공은 몰라도 적어도 이런 대접은 안받고 살 줄 알았다.

 시아버님은 매주 안온다고 전화도 하지 말라시더니 정말 평일날 전화를 드리면 내 전화는 받지도 않으시고....(그랬다가 억지로 받으시면 그래도 이런 저런 말씀은 잘하신다)

 

 얼마 전 결혼식을 올린 시동생은....둘째 며느리를 보신지 얼마나 되셨다고....어머님은 내 가슴을 후벼파는 소리만 골라서 잘도 하신다.

 

 아무 것도 못받은 둘째 며느리 미워하는 것도 물론 말이 안되지만...둘째 며느리는 건들지도 못하시면서 왜 그 불똥이 나한테 튀어서 '며느리 둘을 봤는데...첫째 며느리 볼때도 은수저 세트는 못받았다'며 나 들으라는 식으로 이모님께 흉을 보신다.

 

 예단으로 따지면..(따진다는 자체가 기가 막히고 유치하고 치졸하지만...그리 따지시니, 따지고 들어보자) 함들이 80만원, 예단비 500만원 가고 430만원짜리 돌침대 들여가고 원앙금침 30만원짜리 두 세트 들어가고 그것도 모자라 모시 삼베 이불세트 해가고, 세탁기 바꿔드리고 시할머님 보료에 반상기 세트.... 남편 것도 150만원짜리 반지와 250만원짜리 시계 사가고 130만원짜리 무스탕에 200만원어치 양복 사가고(형부 도움받아서 할인받긴 했지만), 기본인 한복에 두루마기... 신접 살림 차릴 방이 작아 76만원짜리 작은 장농 들여가고 컴퓨터며 오디오며 없는 거 없이 챙겨가고....그 당시 최고로 큰 와이드 티비 들여가고....결혼할 때 소소하게 드는 비용까지 내가 다 대며 결혼을 했더니.....

 

 분가해선 엄마가 작은 돈 보태줘서 가전제품 세간살이 다 들여왔는데......

 

 다 해가고 딱 하나 은수저 잊고 안해간 걸....9년 지난 지금까지도 곱씹힐 줄이야..꿈에도 몰랐다.

 

 어머님은 동서한테 하나도 못받으신 걸, 이제까지 별의 별 소리 다 들어도 못들은 척 모르는 척 아무 반응 없는....곰같고 미련 곰퉁이처럼 산...만만한 나한테 다 뒤집어 씌우실 모양인가 보다(참다 참다 내 감정이 격해져서...이젠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걸 용서바란다)

 

 시집온 지 며칠 안된 동서가 한 일은 모조리 다 잘한 거고....내가 한 일은 모조리 다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시는데....

 

 내가 오해했을 까봐....뭔가 잘못된 거겠지....동서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약간 다르게 전달된 거겠지....넘어가려 해도....

 

 어젠 급한 볼일이 있어 집을 비우려는데...그 전날 동서가 9시 40분쯤 전화가 왔다.

 

 '형님~~~ 내일 저희 원주 가는데....잠깐 들를까 해요.'

'어머...어쩌지..? 우리 내일 계약하러 멀리 다니러 가야 하는데...그 볼일 급한 거 아니면 좀 미뤄서 오지....?'

 

 이래저래 가야하는 걸 설명하고 끊고 그 다음날 아침일찍 어머님께 보고를 드렸다. 그랬더니...

 '너희는 그 애들이 내려간다고 하면 좀 집에 있지......쯔쯔...어딜 간다는거냐?'

 

'아...OO에 계약하러 가요...잔금날이거든요...'

 

'둘째가 하도 집에서 고생하니까 내가 같이 내려갔다 오라고...바람좀 쐬라고 했는데....에그...좀 기다려 주지...' 하신다.

 

 그 다음날도 전화하니까 내내 동서 칭찬을 하시더니(여기까진 좋았다.) 내가 반응이 무덤덤하자, 동서때문에 어머님 본인이 너무 편해졌다고 사족을 달으시더니 그 특유의 '다른 며느리들' 칭찬에 여념이 없으셨다.

 

 다른 며느리들 말씀은 그리도 귀에 잘 들어오시고...다른 시어머님들이 해주시는 건 안들리시나.....?

 누군 입이 없고 귀가 없어 모르는 척 못들은 척 그러고 살았나....?

 

 이러고 원망하다가 막상 세월이 세월이 지나 돌아가시기라도 하면....또 그 동안의 정으로 통곡을 하며 울 걸 안다.

 후회하며....내 속 좁은 걸 자책하며....그리 괴로워 할 걸 안다..

 

 하지만....이제껏 한 노력은 다 어디 가고...혼수 타박을 들어야 하나...?

 

 요즘은 다른 며느리들 얘기를 시리즈로 듣고 오셨는지...그 며느리들 얘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내 마음이 꼬일대로 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