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향수 & 한 여자 이야기

조금 전 아이와 놀아주려고 웅얼웅얼 읊조린 '둘리' 노래 때문에 예진인 지금까지 흐느낀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엄마..왜 요리 보고 저리 봐??)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엄마..왜 알 수가 없떠?)

보고픈 엄마 찾아 모두 함께 떠나자

.....잠깐 생각하던 예진이..('엄마...둘리 엄마가 어디 있는데 떠나..??)

'둘리 엄마는 아주 옛날 공룡들이 살던 때 아주아주 추운 빙하기라는 시기가 있었는데...그 때 꽁꽁 얼어버렸어..'

(.....?? 왜...둘...리...엄마가...꽁꽁 얼어버렸떠...?)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전부다 얼음이 되어버렸거든'

예진인 동그란 눈이 점점 커지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방금 알아낸 것처럼 사색이 되어버렸다.

(꽁꽁 얼었떠? 너무 추....워...떠...??)

'응...지금보다 백배 천배 추워서 꽁꽁 얼어버렸어'

예진인 날 한참 말똥말똥 쳐다보더니 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엄마...둘리 엄마 너무 안됐떠...둘리 엄마...너무 안됐떠.')

하더니 입까지 삐쭉거리고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런 낭패가.....

급하게 다시 대본을 수정했다.

'하지만..나중에 녹아서 둘리랑 다시 만났어...그래서 둘리랑 엄마랑 행복하게 잘 살았어.'

('엄마...둘리 엄마 너무 안됐떠...')

'그럼...우리 둘리 엄마 데려와서...옷도 입혀주고 목도리도 해주고 저 난로도 쬐여주자..'

('응....그이고...둘리도 같이 데여오자..)

'응...그래그래...둘리랑 둘리 엄마랑 우리집에 데려 와서 따뜻하게 해주자....'

또 한참을 골똘이 생각하던 예진이는 다시 눈물이 고인다.

('꼭 데이고 오자...하지만...우이 잡아먹으면 오똑해..??)

'아냐...둘리 엄마는 초식공룡이라서 나뭇잎이랑 풀만 먹어...우리 안잡아먹어.'

(엄마...둘리엄마 너무 안됐떠...그예서...마음이 아퍼..')

또 운다. 울면서 묻는다.

('엄마...둘리 아빠는 어디 갔떠..??)

** 둘리 아빠의 행방은...회사 가셨다고 둘러댔다.

둘리 아빠까지 얼려버리면 아이가 받을 충격이 배가 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