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없는 생각이지만 솔직히 약간 섭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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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7살 차이 나는 시동생이 올 5월에 결혼을 한다.
우리 결혼했을 때도 새록새록 생각나고, 처음 시댁 들어가서 시할머님 모시고 살림 도맡아 하며 남편 얼굴 가끔가다(?) 구경하며... 그렇게...입덧으로 너무 지쳐서 아무 생각없이 그냥 눕고만 싶어도...시어른들, 시할머님 눈치가 보여 맘편히 누워있지도 못하고 그렇게 숨죽여 살던 신혼이었는데....
약간의 치매 증상으로 말을 거르지 못하시던 시할머님의 말실수로 사위 첫생일 챙기시려 전화한 친정엄마에게 욕설을 퍼붓는 계기(?)로 분가를 하게 되어 아주 적은 돈이나마 당시의 상황인 IMF덕에....주택부금 들어가던 돈까지 다 탈탈 털어 14평 아파트 전세를 얻어 큰아이를 거기서....아침엔 물이 안나와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하는 남편이 씻을 물을 받아놓아야 했던 오래된 아파트를 전전하다 작은 아이를 갖고...또 이래저래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던 게....불과 몇 년 전인데...
이번 시동생 결혼으로 상견례며 예식장이며 분주하게 오가던 시어머님께 드린 전화를 바삐 끊으시더니 얼마 후 걸려온 전화...... ' 으응....집 구했다...1억 3천만원짜리 26평 3년된 빌라이고 새 집인데....너~~무 좋더라. 귀한 남의집 딸 데려다 허름한 데서 고생시킨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좀 신경썼다....2천 깎고 깎아서 1억 1천에 싸게 계약했다...' 이러신다.
시동생이 좋은 집에서 살게 된걸 배아파 하거나 어머님의 수중 돈으로 쓰시는 걸 불만을 삼는 건 아니다.... '귀한집 남의 딸 데려다 고생시킨다는 소리 듣기 싫어 신경좀 썼다....' 라는 말이...큰며느리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는 걸 아실까 모르실까.....?
새벽부터 고생하시는 시부모님의 입장에서...최대한 우리 형편 생각않고 배려해 드리려 마음썼던 9년 세월을 앞세워 섭섭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남편에겐 '우린...돈 바라고 이제껏 한 거 아니니까 내색 말고 그냥....잘 해드리자...' 했다.
늦게 공부의지를 불태우는 남편이....이제껏 다닌 학교 학비만 해도 꽤 많은 금액의 액수가 들어갔을 것이고...시어머님은 우리가 가끔 그냥 내뱉는 '힘드네...' 하는 말 한마디에도 '에구....걔가 그렇게 늦게 공부운이 터져서...고생이겠다...' 하시며 걱정하시는 게 죄송스러워 '괜찮아요...괜찮아요...어머님...신경쓰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했는데...
남편은 얼마 전 어머님께 '대학원 가는데 돈이 많이 드니 엄마가 조금만 투자좀 하시지...' 하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건네는 말에 어머님은 또 예전의 그 '우리가 요즘 돈이 하나두 없어서.....엄마가 곗돈 타면 얼마라도 해 줄께...' 하시며 성의를 보이셔서 참 고마워 했었는데.....
다 큰 아들이, 어머님이 아무리 돈이 있으시다고 거기다 손 내밀면 안된다고 극구 말리며 어려운 내색 말고 그냥 우리 형편보다 잘 챙겨드리자고...그렇게 약속했었는데.....
주말마다 강릉서 서울을 오가며 찾아뵙고 격주로 갈 땐 죄인처럼 '죄송해요...죄송해요..' 변명꺼리를 늘여놓아야 했고, 생신 때나 명절엔 찾아오는 친척분들 접대에 심한 입덧으로 기어다니다가도 시댁에선 울어서 눈이 뚱뚱 부어도 그 음식들 다 차려내며 내 딴엔 도리를 다 한다고 했는데.....
대놓고 그리 말하시면서....큰며느리 마음을 후벼 파시는 이유가....대체...뭘까....??
차라리 말씀이나 아예 하지 않으시면 기대도 아예 않을텐데....결혼 전부터 '진주는 눈물이라서 예물에 안넣었다...결혼하고 얼마 있다 해줄께..' 라던가...'에어콘을 사주마...' '새로 차 바꿀 땐 엄마가 사주마...''집들이 선물로 김치냉장고를 사주마...' 라던가....다른 사람들 입에서 들려오는 '이번에 원주에 집 샀다며?? 너희 시어머니가 집을 사줬다며??' 라던가....
왜 그렇게 안해주실 공약을 남발하며 큰아들 마음을 붙들고 싶으신 건지....
우리에게 돈을 안해주셔도 좋고....더 이상의 약속을 안받아내어도 좋다...(솔직히 말하면...그런 말씀을 아예 안하셨음 좋겠다. 바라는 것도 없으니..)
그저...작은며느리는 '남의 귀한집 따님' 이고...큰며느리는 '남의 딸년' 이 되지 않게....눈 앞에서 차별을 하지 않으시길....그리고....맏며느리 하는 건 당연한거고...둘째 며느님 가끔 하는 건 굉장한 거고....그런 우를 범하지 않으시길....
내 입장은, 결혼할 때 예단도 남못지 않게 해갔으면서도....예전 시집살이 할 때...오랫만의 친정 나들이에서 가져온 김치통을 보시고는 무심하게 '너희 집에서 갖구 올 게 김치밖에 더 있냐...'시며 대못을 박으시더니....이번 일로 난 남편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
이번 시동생 결혼에 앞서...섯부른 걱정을 미리 해본다.
나중에...아주 나중에...내 얼굴에 주름살이 지금 어머님만큼 들거든....'어머님..그 때 그렇게 하신 말씀 듣는 제 입장에선 너무 섭섭했어요...' 하고 말해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