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뮤지컬-마법전사 미르가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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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바쁜 일정이 있는 관계로, 올해도 여름휴가는 애초부터 우리 계획에서 배제를 했으니....나 나름대로의 계획을 짜는 것 중에 하나가...아이가 원하는 공연 하나를 방학 중에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나마 일년 중에 유일하게 그걸 보는 걸텐데...생각하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서(사실은 문제가 크게 되긴 했다) 6만원짜리 VIP석을 40% 할인받아서 3만6천원으로 예산을 짰으나.....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개학을 의식하여 이번주말 안에 뭔가 일을 저지르긴 저질러야 했다.
수요일쯤 아는 엄마와 그 얘길 나누다...'우린 내일이라도 가서 볼꺼야' 했더니 그 엄마도 미르가온 공연을 아이들이 보여달라 졸라대기에 고민하고 있었다며 갈꺼면 같이 가자 의기투합하고....내친 김에 아들녀석과 가장 친한 친구랑 함께 본다면 둘의 대화가 더 풍족해질 것 같아서....그 친구 엄마를 꼬득여 우리 계획에 합류를 시키고....그 날로 바로 예약사항을 알아보니....이미 주말까지 남은 요일에 VIP석은 완전매진이었다.
울 아들녀석은 그 미르가온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라'를 사모하고 있는 상태라...더블캐스팅인 뮤지컬의 주인공들 스케쥴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많이 줄어있었고...그나마 셋이서 시간을 맞출 수 있는 날을 공통분모로 고르다보니....토요일 오후 2시로 의견이 모아졌다.
기차표를 예매하고 나름대로 어른들도 소풍가는 기분으로 토요일 아침 9시 3분 기차(원주서 청량리까지 2시간.....청량리에서 양재역까지 1시간 정도....양재역에서 서틀버스타고 교육문화회관까지 10여분...등등을 고려해서)에 몸을 실었으나......기차에 올라타면서부터 우리의 기대와 미리했던 각오는 여지없이 무너지고....엄마들 셋 각자가 고만고만한 아이들 둘씩 데리고 탔으니 시너지효과가 나타나면서.......
우리가 탔었던 그 기차에 계셨던 다른 분들께...지금까지도 머리숙여 사과드린다.
이미 기차 안에서 엄마들은 아이들 수습에 지쳐가고 있었기 때문에...그 날의 여정은...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그 느낌만으로는 '극기훈련' 버금가는 고행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결국은 우리집을 제외한 다른 엄마 두 명은....아이들만 들여보냈던 공연이 끝난 후...참다참다 이성을 잃고 아이들을 화장실로 끌고가 엉덩이와 등짝을 360` 풀스윙(?)으로 최선을 다해 때려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그 화장실을 드나드는....사정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무식한 엄마가 다있나....'하는 경멸하는 표정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늬들도 결혼해서 애 낳아봐라...)
그 공연이 끝난 후....토요일로 잡혀있었던...일행 중 한 엄마 친구 아기 돌잔치에 저녁을 해결할겸 우르르 몰려갔다가, 생각보다 길어지는 친구들과의 수다에 우리는 뻘쭘하게...그러나 최대한 많은 양의 음식들을 주섬주섬 먹으며 기다렸으나....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이 서울이라는 것을 잠시 잊었던 관계로, 토요일의 차표상황을 미리 체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을 챙겨 움직이기 시작하여 알아본 결과....야간..12시 30분 기차 외의 그 전 기차상황은 완전매진이었고...우리는 노선을 바꿔 부랴부랴 서둘러 터미널로 갔으나.....고속버스 사항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다행히 그 날의 운행은 막차까지 매진이나....야간우등고속이 남아있어 10시 40분 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는데....원주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그 날을 넘겨 우리는 본의아니게 1박 2일 여행이 되어버렸다.
*** 그 고생을 하고 다녀온 보람은 있는지....아이들은 오늘 하루종일 꿈꾸는 표정을 하고 그 주인공들과 찍은 사진을 손에 들고 다니며 하루종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그 공연얘기를 입에 달고 다닌다.
*** 나이 어린 동생들은 공연도 못보고 고생만 하더니....여독이 안풀려 피곤해 하고 오후 내내 잠만 자거나...우리 예진인 9시도 안돼 일찍 잠이 들었다.
*** 엄마들은 셋다 몸살이 걸려 아침내내 헤매거나....나는 목소리가 하루종일 잠겨 까마귀 소리가 섞여나오고 3시가 넘어서야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늦게 일어난 아이들 아침겸 점심은 어제 돌집에서 2인분씩 받아온 떡으로 해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