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말 하기 싫은 돈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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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혼 8년차로 접어들며 아이가 학교를 들어가고,남들 다 보내고 가르쳤다던 학원 학습지도 변변히 시키지 않았고 나 또한 절약보단 궁상에 가깝게 계절에 맞는 옷 한벌 제 때 사 본 기억이 없는데...
고작 과소비라면 2만원 정도(돼지갈비 1인분이 6000원인데 3인분 시켜먹고 잔치국수 하나 먹으면 21000원 나온다)하는 외식을 자주(한달에 4~5번 정도니까 10만원 정도가 외식비였다)하는 것 외엔...글쎄.....??
우리 형편은 여전히 8년전과 비교해서 나아진 게 없고 매달 적자가 아니면 그 달은 정말 잘 살아낸 기분으로 마감하고 말았으니....
요즘들어 슬슬....뭔가 잘못됐다...는 불안한 느낌에 시달리고 있었다.
잘 키운 자식들을 그저 내 노후보험대용으로 생각할 배짱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살아도 잘 살게 될꺼라는 형편없는 현실감각은 또 아니었으니.... 아이 키워놓고 내가 부업전선에 뛰어든 들 지금보다 뭐 그리 달라질 상황도 아닌 것 같고....
두 달 쯤 전....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고 입술을 자근자근 깨물며 온갖 인터넷 정보를 밤새워 읽던 날 바로 다음날 아침부터 난 부산스레 움직여 아이를 안고 그 동안 남편 몰래 아주 조금 모아둔 비자금용 적금 만기일날 그 돈을 찾아 증권 계좌를 틀었다.
첫 아이 임신했을 때 10달 내내 공부한 게 재무제표 보는 거고, 2년쯤 전부터 뉴스를 볼때 가장 주의깊게 들었던... 겨우 그 정도의 경제관념으로 그 동안 보아왔던 주식을 샀다.
음화화화~~~~~
다행인지 불행인지....아님..누가 날 도와주는지... 건드는 것마다... 별로 관심 못받던 주식이 상한가를 치질 않나 애널리스트들의 집중 추천이 들어와서 꽤 높은 수익율을 낼 수 있었다.(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엄청난 돈을 번 줄 알겠지만...워낙 작은 액수로 시작한 거라...그저...퍼센트%만 높았다 뿐이다.
그러나..너무 초보라 성장성을 보지 못하고 너무 초기에 팔아치워 아직은...걸음마 수준이다.
그리고 또 하나...운전면허에 도전해서, 주말엔 안했지만..정확히 2주 3일만에 면허증을 손에 쥐었다. (이건....면허증만 손에 쥐어 놓고...별로 소득이 없다....남편이 당최 운전을 시켜줘야 하지....딱 하루 동네 운전...딱 한번 국도 운전.....남편은 술마시는 날에도 평소같으면 집에 세워두고 근처에서 마시지만 요즘엔 내가 끌고나갈까 봐 회사에다 세워둔다...
그리고...드뎌 큰 일을 오늘 터뜨렸다. 완전히 맨 바닥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하고 왔다. 남편은 내 대책없는 일 처리를 보며 어이가 없는 지 별로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래두...분양가가 요즘 시세보다 많이 싸고 모델하우스에서 한 달쯤 전에 봐두고 그 구조가 참 맘에 들어 내가 살고 싶은 아파트였던 그런 아파트인데다 운 좋게도 딱 좋은 동에 호수까지 맘에 들어....계약하고 기분이 좋아 붕붕 떠있었는데...남편은 말끝마다 찬물을 끼얹는다.
내가 이걸 이렇게 적나라하게 쓰는 이유는 그동안 휘젓고 다니며 설친 걸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니고(자랑할 것도 없지만...) 지금처럼 절박한 기분을...아니...이제 2년 후면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흘렀는데, 아이 둘만 낳아놓고 변한 게 없는 심각한 우리집 경제수준을 생각하면.... 이런 상황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하는 후회를 지금 해봐야 아무 소용 없는 짓이어서이다.
집이란 걸 왜 사야 하는지...(남편이 맏이어서 몇 년 후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집을 안사도 된다고 생각했다) 가계부는 왜 써야 하는 지...(가계부도 워낙 뭉뚱뭉뚱 나가는 덩어리 돈이 많아서 안써도 머리속으로 한달분 내역을 다 읊을 수 있다) 왜 어른들이 버는 자랑말고 쓰는 자랑하라는 지...요즘에 와서야 약간씩 깨닫기 때문에...
판교개발이니 청계천 어쩌구 하루에 1억씩 오르는 아파트 소식이 뉴스 제일 처음 나와도 강건너 불구경 하듯 '뭔 소리랴~~' 하면서 드라마로 돌리지 말고 아...저런 호재가 있으면 우리집을 저런 동네 근처에다 청약하면 좋겠구나....정도의 정보 수집능력이라도 키우면...
적어도 나처럼 8년차 되는 해에 이렇게 아무 것도 없이 빈 손으로 허무해 하진 않을 것 같아서....왜 내 주위에 이런 말들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현실도피적인 신세타령만 8년째 하고 살았는지.....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적어도 복권을 구입하는 노력이라도 했는데...되돌아보면 그런 사람 부러워하면서도 단 한번 내 손으로 복권을 사지 않았고 그저...하늘에서 돈벼락 떨어지는 헛된 꿈만 꾸며.... 집에서... 집에서...그냥 그대로 있었다.
*** 제가 제테크에 실패하면 또 있는 그대로 나중에 올릴께요. 왜 실패했는지....이러저러한 이유때문인 거 같으니 여러분은 그러심 안될꺼 같다는 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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