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내는 사람 | ||
| ||
제가 운전면허를 딴다고 시도를 하는 거 보니...이제 대한민국 국민들 중 대다수가 땄을꺼라 짐작만 할 뿐입니다. 암튼 그나마 최고속도로 따려고 계획표까지 짜서 이제 이번주 도로주행시험만 마치면 제 손에도 면허증이 쥐어지는 거지요.
장내기능시험을 하루 앞두고 그 날도 어김없이 평소대로 자신만만하게( 첫 시간부터 강사님의 입에 침이 마르는 칭찬으로 약간 자신감도 붙었고, 시간도 거의 다 채웠으니 시험만 보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생전 시도를 안하던 장소에서 T자를 슬슬 돌아나오다 단독을 봐주시는 강사님이 그 날따라... 안가르쳐 주셔도 되는....(아니, 나중에 배워도 되는) 운전 매너를 도로에 서서 운전석에 앉아있던 제게 가르쳐주고 계셨고, 그 코스 중 마지막만 돌면 되는 것이여서 마음을 턱 놓고 딴 생각에 잠겨있었나 봅니다.
'돌발'소리와 함께 브레이크를 반사적으로 밟았으나, 차가 쏠리는 현상을 착각한 제 발이 어느 새 악셀레이터에 가서 젖먹던 힘까지 계속 밟고 있었으니 차는 당연히 운전학원 기능코스 주변에 세워져 있던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계속 직진하여 누군가 정성들여 가꾼 밭으로 돌진하고 있었지요.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며... 옛날 어렸을 적 물에 빠져 '이제 죽었구나....'하는 감정이랑 흡사한 느낌을 받고 있을무렵 생각보단 멀리 못 가 차가 멈춰섰습니다.
사무실 사람들...장내 기능 강사들...정비 아저씨들이 단체로 저를 행해 달려오고 있는 걸 차마 두 눈 뜨고 보질 못하고 그냥 운전대에 머리를 대고 드러눕다시피 하고 있으려니 1등으로 달려오신 어느 강사님이 '내리세요...' 하는 말을 듣고 겨우 더듬더듬 내렸습니다. 암튼 이래저래 시간이 가고 상황이 정리될 무렵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자기 부담금 10만원 내세요..' 하는 소리에....전 그 사고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얼떨떨하니 서 있었습니다.
우쒸....엇그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싸게 파는 아이 옷도 15000원어치 사고 말았는데... 내 옷도 사고 싶은 걸 몇 달치 참고 있는데....
10만원이라니....
그나마 간 크게도 나머지 남은 시간까지 다 채우고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얘기를 했지요...
' 나...사고냈어....' '...........' ' 차가 가드레일 들이받고 센서도 고장내고 범퍼도 찌그러졌어...' '..........에휴~~~' ' 그런데.....돈 10만원 내야한대...' '..........에혀~~~~~'
그래도 다행히 별다른 핀잔없이 마무리 되는가 싶더니 저녁쯤 되자 딱 한마디로 정의내려버리더군요.
'흠....난....운전학원에서 사고나는 거 보면 대체 어떤 사람들이 사고내나...했더니....바로 너같은 사람이구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