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넋두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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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는 이렇다 하는 공부를 시킨 적이....제 기억에 없습니다.
제가 공부에 하도 무심하니까 하루는 승윤이가 오히려 '엄마...왜 나는 학원 안다녀?'하더군요. '괜찮아...놀아두 돼...' 했더랬죠. 자기보다 약하게 봤던 친구에게 정통으로 뒤돌려차기 두 대를 얻어맞고 지 딴엔 충격이었는지 '태권도 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기에 그렇게 시작된 게 이제 1년을 채워가는 거 말고는....
그런데..슬슬 후회가 되기 시작하네요. 학교 교실 뒤에 걸린 아이들의 작품을 봐도 그렇고, 승윤이가 뭐 하나 만들어 들고 온 걸 보면 나름대로 참 열심히 만든 거 같은데....아이 설명을 듣기 전엔 그 심오한 뜻(??)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얼마 전엔 '우리 마을'이란 걸 지점토와 찰흙으로 만들어, 많이 눌린 걸 모양을 다듬고 쫙 펼치며 보여주는데 전 그게...만들고 남은 찰흙 덩어린 줄 알았어요.
'승윤아...음....이게...뭐야?' -'으응...이건 아파트 건물이고 이건 차야....텔레비젼도 만들었다~~' '........? 그래? 아파트가 어딨어?' -'아이 참...여!기! 있잖아!!!' '.....?? 이게 아파트구나...잘 만들었네...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네'
제가 미술을 워낙 좋아하고 그러다보니 제 아이도 절 닮았으면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겠지..한 게...너무 과신했나 봐요. 지금부터라도 피아노며 미술이며 예능 쪽 학원을 알아봐야 하는지...아님 좀 지켜보고 있으면 제게 이어 받은 50% 유전자의 힘이 서서히 드러나는 지....
그러고 보니 학습지 세네 개쯤 해야 하고 학원도 두 개 더 다녀야 하고 책도 많이 사줘야 하고 현장학습도 많이많이 다녀야 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유치원때 조금만 덜 놀고 하나라도 해 볼 껄 그랬구나 하는 후회가 생겨요.
욕심나는 가베도 한번 훑었으면 좋겠고, 학습지 세 개 정도...그리고 피아노와 미술학원도 보냈으면 좋겠고, 지금 다니는 태권도 학원은 승윤이가 그랜드 마스터가 목표이니 계속 보내야겠고...아, 영어도 해줘야 하고...한참 재미들린 한문도 쭈욱 유지시켜 줘야 하고, 책도 없는 분야가 너무 많고....학교에서 간간히 보는 시험문제 체크까지.....
이제 시작인데....몇 달 겪은 학교생활이 제겐 도착지점같이 느껴지는게....혼자만의 서늘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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