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게 편지를 써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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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용돈도 줄일 겸...맵고 짠 식단도 바꿀 겸...겸사겸사 점심 도시락을 싸거든요.
남편의 도시락에 편지를 가끔 넣어주는데....그 전날 밤에 이쁜 편지지에 써놓고 나면 아침부터 제 기분도 덩달아 좋아져요.. 남편에게 편지를 쓰던 것이 요즘은 아이에게로 수신자가 바뀌어서 가끔 가방에 몰래 넣어주면..학교가서 펼쳐보는 기분이 꽤 좋은가 봐요. 남자아이라....아이 성격이 그리 오밀조밀하진 않은데도 반응이 꽤 큰 걸 보면...여자아이들은 아마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아서 한가지 제안을 할까 하는데요.
학교 가는 아이 가방에 가끔 편지를 넣어주세요. 굳이 꽃편지지는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메모지에 아침의 인사말 정도 가볍게 해주시면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할껄요?
다른 어머님들도 다 그리 써주시겠지..싶었는데... 혹시 한번도 시도를 해보지 않으셨다면 의외로 효과가 크다는 걸 알게 되신답니다.
** 소풍날 아침에 승윤이에게 쓴 편지를 참고로 올립니다.
사랑하는 승윤아!
지금쯤 버스에 앉아 들뜬 마음으로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겠네? 학교 들어가선 처음가는 소풍인데 기억에 남을 만큼 재미있었음 좋겠다. 김밥 먹을 땐 꼭꼭 천천히 씹어먹고 음료수와 물도 마시면서 너무 급하게 먹지 않았으면... 그리고 물티슈로 손도 깨끗이 닦고 먹었으면...
엄만 네 소풍가방을 챙기다 말고 또 이런저런 걱정을 하게 되는구나. 그래도 우리 승윤이....엄마 걱정 안해도 잘 챙길 수 있지? 백점짜리 아들에 빵점짜리 엄마는, 현관문을 나서는 네 뒷모습만 보여도 벌써 보고싶고 걱정되고, 온통 마음이 네게로만 쏠리는 걸. 네 가방에 넣어준 돋보기로, 나무 하나 풀잎 하나도 커다랗게 봐주고, 혹시 반갑다고 달려드는 곤충들은 인사만 하고 그냥 놓아 줘. 그렇게 재밌게 놀다가 돌아와선.... 엄마한테 재잘재잘 모두 다 얘기해 줄래? 사랑한다. 내 아가.
-- 엄마가.
**추신 : 편지 다 읽고나면, 창 밖을 보면서 가야 멀미를 안한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