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싸움이 엄마 싸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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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본 뜻은 절대로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싸움을 중간에서 붙인 꼴이 되었거든요. 이제 학교 생활을 한 지 한달 반 정도 넘어가는 아이보다 엄마들이 맘만 급하고 바빠져서 남을 헤아리는 여유마져 없어졌는지....
얼마 전...책을 구입했던 출판사에서 7차 교육과정에 대한 교육이 있다고 했고, 전 아무 생각없이 평상시 왕래가 잦던...저보다 2살 많은 언니에게 함께 가자는 권유 전화를 했었지요. 제 아이와 같은 학교에 이제 1학년을 들여보낸 엄마들 마음이 다 비슷하겠지..싶어서 말을 꺼냈다가, 전혀 생각이 없는 그 언니와 짧은 잡담 끝에 전화를 끊으려다, 이틀 전 제 아이한테서 들은 그 언니 딸아이 안부를 슬쩍 물은 게...화근이었습니다.
이틀 전 제 아이 말인 즉슨, 그 언니의 딸이 자기 반 아이들 5~6명에게 맞았다고 했고 전 식탁에서 흘려 들으며 '아...이 언니는 오늘 또 뒤집어졌겠구나...' 생각했는데....제 생각 외로 막상 그 언니는 전혀 모르고 있었더군요.
저도 흘려들은 얘기라 자세히 설명할 수도 없었거니와 괜히 꺼냈다 싶어서 '아이들이 그냥 툭툭 친 건가봐. 그러다 걔가 우니까 더 몰려들었겠고...그러다 우리 애가 본 것 같거든. 나중에 언니가 한번 물어보던가....그래...끊어...'
그렇게 전화를 끊은 후 2시간 넘게 교육을 받고, 바로 딸아이 머리때문에 미장원에 들러 아이를 안고 머리를 다듬어 주고 있는데...
전화가 연달아 수십통이 오면서 그 내용들이 어째 점점 커지고 급기야 전화를 한 엄마들의 목소리에서 울음이 터지는 지경에 이르더군요.
성격 급하고 한번 화나면 말을 거르지 못하는 그 언니가, 사건(?)을 알아본다며 제 아이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아이를 수소문했고, 그 엄마는 또 눈치없게 실명들을 주르르 거론하며 자기 생각까지 덧붙여 얘기가 전해진데다....때린 아이들 집 전화번호까지 친절하게 알려줬으니...이 언니는 앞뒤 가릴 시간없이 바로 전화를 돌려 그 엄마들과 한판 전쟁(?)이 붙어 버린 겁니다.
과정은 그렇다치고 말을 최초로 꺼낸 사람은 부인할 수 없게 저였으니....확인차 여러통의 전화가 오는 건 당연했지요.
중간에서 실명을 거론한 엄마 집에 각각의 엄마들이 전투자세로 임하며 다들 모여들었고 그 언니와 저도 합세해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따지고 들어갔지만....전혀 사건이 누그러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엄마가 '내 아이가 안그랬다고 하더라...대체 누가 내 아이가 때리는 걸 봤다고 하느냐?' 며 고분고분 사과를 하지 않자....그러지 않아도 화가 잔뜩 나 있던 이 언니가 거의 폭발할 지경에 이르고 다른 엄마들까지 이 싸움에 끼어들게 된 겁니다.
전...그저... 제가 잘못했다고 이 쪽 저 쪽 손이 발이 되게 빌고 있었지만...말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어 시간... 별별 얘기들이 오가다...우리집으로 피신시켰던 아이들이 몰려오는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진정을 할 수 있었지요.
맞은 아이나 엄마나...억울하고 속상하겠지만...'집단폭행' 운운 해가며 때린 아이들을 매도한 것도 잘못이고...그 아이들의 엄마들에게조차 말을 안가리고 대뜸 '사과를 받아야겠으니 얼른 죄송하다고 하세요' 이런 태도로 일관했던 그 언니의 태도가 이해가 안가지만...내 자식 때리는 걸 분명히 몇몇 아이가 봤다고 하는데도 '내 아이가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 며 자기 자식 편만 드는 이기주의적인 엄마들의 태도도 문제더라구요.
아니...제일 큰 문제는....차라리 남의 자식 맞던 말던...그냥 모른 척 할 껄..괜히 안부를 물었다가 문제만 크게 키운 제 잘못이 제일 클 지도 모릅니다.
그 일을 겪은 후 다짐다짐 했는데....'남의 자식 어디가 다쳤건, 뭐가 문제건 절대로 관심갖지 말자...'입니다.
휴~~~~ 자식 일엔....엄마들의 교양이고 품위고 없는 모양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