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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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은 여자 몸이 그 전 같을 리 있겠냐만....그래두 엑기스란 엑기스는 모조리 다 뽑아서 둘씩 나눠주고 나니 여기저기 찌뿌두둥하고 뻑적찌근한 게 '하루가 다르게' 힘들어만 갔습니다. 결혼 전엔 '아줌마'들이 전철에서 가방 먼저 던지고 몸을 던져 앉는다는 유머를 앞장서서 깔깔거리며 박장대소했고, '에구구 허리야 다리야' 하는 중년 넘은 아주머니들의 푸념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은근히 그들의 엄살 섞인(이렇게 생각했었음) 넋두리에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지...' 하는 야물딱진 동정심도 갖고 있었지요.
그러나 결혼 후....적당한 터울로 아이 둘을 낳고나니....저보다 앞선 인생 선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쩜 그리 제 길을 미리 예언하듯 들리는지 이젠 겁이 더럭 나더군요.
오늘 오후에....그 동안의 약간 신경쓰이는 통증이 며칠 전부터 심해지자, 가까운 한의원에서 어깨에 침과 더불어 전기자극을 주고 부황과 뜨거운 찜찔을 한시간 정도 받고 받고 왔습니다.
팔 한 바퀴 돌리는 게 이젠 신경을 집중해서 안아픈 방향을 연구해야 하고, 빨래 널거나 걷는 게 남의 팔 들고 있는 것처럼 무거워질 쯤 되자, 이러다 오른팔을 못쓰게 되겠구나...싶어서....평소의 태도와는 다르게 서둘러 치료를 받으러 간 것이지요.
그 한의원에선....한의원이니만큼 저보다 훨씬 인생 선배님들이 많이 와 계셨습니다.
한시간쯤 누워서 여러가지 다른 치료를 받는 동안 그 선배님들은 '허리가 너무 아프다'거나 '다리를 펴지 못하겠다'거나 '소화가 안된다'거나 '머리가 울린다'거나 '손이 제대로 주먹지어 지지 않는다' 등등 여러가지 제가 앞으로 겪을 예언을 하고 계셨어요.
자기 몸 제대로 돌보지 않고 가족들의 조그만 변화에만 신경을 곤두세워온 결과로 그런 고질적인 질환을 갖고 계시지만, 저 역시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사상교육(?)을 받고 자란만큼....나이가 더 든다해도 지금보다 그리 큰 변화는 있지 않을꺼 같았거든요.
어깨 통증 하나만으로도 그 선배님들의 증상이 남과 같지 않게 들리는데....점차 40, 50, 60대로 접어들고 서서히 이제껏 들었던 증상들이 제 일이 될 즈음엔 지금의 선배님들이 그러하셨듯 저도 제 자식또래들에게 '여기가 아프다'거나 '이곳 저곳이 쑤신다'거나 '아이구 아이구...힘들다..'하는 넋두리를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그 아이들에게 '엄마는 맨날 아프다고만 해'라는 핀잔을 듣고, 섭섭한 마음에 '늬들도 늙어봐라' 는 [예언자적 미래관]을 펼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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