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떠나는 바캉스니 휴가니 들썩일때, 우리는 남편의 부재로... 8월 내내 다른 사람들이 새카맣게 태워오는 것만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뒤늦은 휴가를 떠나려고 맘만 잡고....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은 경비문제로 그냥 집에서 하루 일정으로 떠났다 오는 스케쥴을 잡았다.
아들녀석이 유치원 체육대회때 보여준 너무 기특한(우리 눈에만!!) 행동으로 뿌듯한 마음을 감출길 없는 고슴도치 아빠는, 아들내미 친구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승윤이가 우리 유치원에서 공부랑 운동이랑 밥먹는거랑(?) 제일 잘한다'는 칭찬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인지....'아들을 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잡아 휴가를 쓰고 고민 끝에 에버랜드로 놀러갔다.
10월 중순에 접어든...게다가 바짝 추워진 시기를 짐작못하고...그저....간만의 외출에 좀 이뻐보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야들야들한 나시에 아~~~주 얇은 가디건에 청자켓 하나만 걸친 내 체감온도는...음....영화 [투마로우]에나 나올 법한 무시무시한 추위였지만, 기특한 아들내미를 기쁘게 해줘야 한다는 목적의식 하나만으로, 바리바리 애들 옷만 껴입히고 그 살 떨리는 바람을 묵묵히 맞아줘야 했다.
6시 정도까지로 예상했던 소요시간은 간간히 펼쳐져 시선을 잡아끄는 야외공연때문에 7시 30분의 퍼레이드만 보고 간다고 잡혔다가, 다시 8시 30분 불꽃놀이까지 다 보고서야 정문을 나설 수 있었다.

그 다음날도 역시 휴가일정의 일부분이었는데....예전 우리집 집들이로 3박4일 일정을 잡았던 남편 친구 가족들 중 한 명이 지금 우리집 두 배가 넘는 50평의 아파트를 사서 이사한 기념으로 집들이를 한다기에 그 멤버들이 헤쳐모여 2박3일간의....다소 짧은(??) 집들이를 했는데...
촌스런 우리 딸아이와 내가 했던 차멀미 관계로, 숱하게 쏘다닌 2박3일 일정을 다 올리진 못하겠고, 집들이 첫날 밤을 꼴딱 세워 했던 수다 덕분에... 체력이 바닥이 난 컨디션으로 갔었던 둘째날 일정 중 한 곳인 겨울연가의 '남이섬'을 한바퀴 돌며.....지친 딸아이를 업고, 늘어지는 아들아이를 '조금만 더...조금만 더...'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극기훈련 버금가는 구호로 몰아세우며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선, 기분만으로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가 느낄 수 있는 희열과 성취감마저 느낄 수 있......을 뻔 했으나...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잠이 들어 깨어보니 거의 다 도착해 있었다.
그 집들이에 초대된 가족수가 5팀에다 주인까지 6팀이니....거기에 딸린 아이들만 쳐도 그 넓은 집이 좁게 느껴질만큼 정신없이 소란한데다....어른들도 그리 조용한 사람들이 아니라서, 아이들은 맘껏 뛰어놀긴 했지만...그리고 남의 집 치고는 지나치게 편안히 지내다 왔지만....그 주인은 우리들이 먹어대고 써대고 펼쳐놓은 집안 살림들을 정리하랴 청소하랴 구멍난 가계부 메꾸랴....아마 이사할 때보다 더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을지...이제서야 걱정이 되면서도...
대부분 이젠 가족들이 있고 아이가 있는데....얘기가 나온 마당에 한 달에 한번 꼴로 그런 모임을 갖을만한 데가 그 집밖에 없으니..................
다음에 또 부탁해~~~~~~~~
광빈씨, 희정씨.....집 너무 넓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