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부모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겠지만...제 아들녀석은 제게 조금더 의미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저번에 한번 여기 올리기도 했었지만...
어렸을 적의 저를 너무 빼닮아 제게 구박 아닌 구박을 받고 있거든요.
어렸을 적의 제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제가 크는 동안 저질렀던 잘못된 판단을...그 아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흑백논리 또한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느꼈으면 좋겠고, 조금 돌아간다고 인생이 실패한 건 아니라는 것쯤은 알면서 20대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 걸 지금에서야 알았거든요.
그 아이를 키우면서 내내 제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제가 과거로 돌아가 다시 생활하는 듯한 감정을 정말 여러번 느꼈습니다.
그런...제 자신을 보는 듯한....저를 너무 많이 닮은 제 아들의 생일이... 오늘이예요.
제 자신에게 축하하듯...그 아이의 탄생을 정말 많이..그리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끔 오늘 작은 이벤트를 해 줄 생각입니다.
아침에 미역국을 먹는 아이를 지긋이 바라보다...
' 오늘은 엄마가 너 먹고싶은 거...하고 싶은 거...다 해줄께..뭐 먹고 싶어??' 했더니..
제 눈치를 한 번 슬쩍 보면서 '.....라면 빼고??' 하는 겁니다.
' 라면 포함해서...' 라는 대답을 듣자마자...얼굴 전체가 환해지면서 '그럼... 라면!!!'하며 냉큼 대답하는 아이에게...오늘만큼은 라면을 순순히 끓여주고 싶네요.
평소 라면을 먹고싶어 하는 아이에게 왜 먹으면 안되는지를 일장 연설을 해주며 결국엔 밥을 먹였는데....생일날 라면을 소원으로 드는 아이를 보니...기분이 야릇합니다.
라면...두 개 끓여줘야지...
**유치원 졸업식날 양식집에 가서 '자장면'을 고집해서 결국...온 집안 식구들이 양식을 먹는 가운데 혼자 맞은편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었던 저를 아무리 생각해도 제 아들은 너무 많이 닮았습니다.
사랑해...승윤아..
아이야...
네 꼬리꼬리한 아침의 입냄새를 사랑한단다.
네 개구리 배꼽을 사랑하고...
비록 남들에게도 다 들리는, 네가 하는 귓속말을 사랑하고...
너조차도 코를 틀어막고 변기에 앉아 있는 그 시간을 사랑한단다.
아이야...
네 꺄르륵 넘어가는 웃음소리를 사랑한단다.
네 아침에 그렁그렁한 눈꼽들을 사랑하고....
비록 너무 아파서 나중엔 멍자욱으로 남더라도,
네 온 몸을 던져 해주는 안마를 사랑하고....
너조차도 꼬질꼬질해 못봐주겠다는, 손톱밑에 새까만 때들을 사랑한단다.
사랑한다...아가야....
널 목숨보다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