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 이야기 - 여름 향수의 대명사 르 파 겐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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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올라가면서 무더워지는 여름은, 시원한 물을 떠올리기엔 가장 적합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 '물'을 형상화해 만들어진 향수가 바로 '르 파 겐죠'입니다.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일본 디자이너인 '겐죠'는 '물'의 순수함을 담아 향수를 만들기를 원했고 용기 자체도 물방울을 형상화하여 깔끔한 디자인과 청량한 이미지를 강조했죠. 제가 향수숍을 할 때 위치가 대학가 주변이었기 때문에 막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딱 어울리는 향수이기도 하고, 주로 처음 접하는 향수 초보들이...잔향으로 머리를 싸매지 않고 은은하게 즐길 수 있는 향수입니다. 그 장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아껴쓰려고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을 향이 바로바로 없어지니까 아쉬움도 컸을 향수입니다. 판매를 하는 제 입장에서야 하루죙일 향수를 뿌리는 게 일일만큼 한번 퍼핑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았지만, 향수 쓰는 걸 대단한 사치 쯤으로 생각하는... 이제 막 소녀티를 벗는 학생들의 입장에선 한번 퍼핑으로 5박6일은 가야 만족했을 겁니다. 그 빨리 없어지는 향이...이 향수를 찾는 고객들의 망설임을 자아내는 큰 이유였으며 또한 한 병이 빨리 없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 망설일 이유가 될 필요충분조건이었죠. 고등학생부터 중년층까지....더운 여름, 그냥 외출하기 망설여질 때...살짝 뿌리면 제일 무난한 향수....'르 파(르) 겐죠' 재스민 물의 오케스트라, 아마릴리스와 수련의 하모니, 흰복숭아, 신선하고 싱그런 꽃들과 물의 만남이 맑고 아주 부드럽고 깨끗한 느낌(결국 이런 것들로 만들어졌단 얘기) ** 케이스에 적혀 있는 시.
물은 색깔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각종 색깔로 이루어진 물을 원했습니다.
과일, 꽃, 신선함 그리고 행복.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뽀너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여름향수
처음...향수에 대해 아는 건 하나도 없고 향수숍 인테리어는 들어갔고..정말 막연하여 백화점 향수매장을 무턱대고 찾아가, 나중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던 직원에게 S.O.S를 쳤습니다. '뽑아준 리스트인데...'다비도프 쿨 워터' 잘 팔려요? 주문 갯수를 제일 많이 넣어놔서요...' 했더니 '불티 나죠' 하며 단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 내려준 향수. 다비도프 쿨 워터. 탑 노트와 베이스 노트가 전혀 분위기가 틀려 베이스 노트만 맡아서는 잘 구분을 못했던 향수..
그리구...이건 비밀인데... 다른 사람들이 많이 쓰면 안되는데.... 여름 향수로 제가 주로 뿌리고 다녔고 처음 시향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주문을 넣었던 향수. 지금 이 향수가 없어서 여름 한 철이 꿀꿀할 것만 같은 향수.. 이세이 미야케 로딧세이. 흠이라면... 비싼 것이 흠.(지금 제 형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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