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나 고우나 남편밖에 없다.
주말에 시댁에 다녀오고...아이가 밤새 보채고 잠을 안잔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말도 안나올만큼 피곤하고 혀가 꼬일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이젠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제까지 아이보다 먼저 잔 적이 없었는데...집에 도착하자 마자 짐정리만 해놓고 침대에서 그냥 뻗어잤다.
남편은 일찍 저녁먹자며 국수를 부탁했지만....그거 들어줄 컨디션이 아니라서 '딱 30분'간의 여유를 부탁했다....
얼마를 잤을까....기분상으론 밤새 그러구 잔 것 같아 화들짝 깨보니...2시간 40분을 내리 잔거다.
그 시간까지(밤 9시 40분) 저녁두 안먹고 남편은 맥주안주로 사다놓은 오징어를 아이들과 구어먹고 있었고 '배고프지?' 물으니까 아들녀석만 최대한 배고픈 인상을 자며 '응...배고파' 한다.
그 밤에 밥하고 국하고 반찬하고 할 시간이 안되고...응급용으로 냉동실의 떡을 꺼내어 피자떡볶이를 해주고 무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으니...
생전 안그러던 남편이 샤워를 하러 들어가며 애들을 쪼르르 몰고 들어가는거다..
평소 안하던 짓 하면 뭔가 잘못된 거라는데....
암튼 그 목욕에 난 감동을 하고...
낮은 코를 골며 아이랑 잠든 남편이 고마워 그 담날 화장실 거울 앞에서 보라고 랩을 붙이고 그 위에 유성 싸인펜으로 '사랑해~~~ 너무 고맙고..나불나불...어쩌구저쩌구...종알조알....스페셜 하고프다...'라고 고백을 써놨다.
남들은 아이들 목욕이 당연한거고 일상일 지도 모르지만...그래서 이걸 읽으면서 '이게 뭐가 어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남들이야 어떻게 생활하든...난 어제 남편의 아이들 목욕에 감동을 해서 우리들만의 싸인인 '스페셜'을 제안했다.
넘 이쁜 남편...
(이 변덕이 언제 바뀔 지는 몰라도....)
스페셜 하자...으흐흐~~~~~~`
*** 스페셜이 뭐라는 건 절~~대 말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