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맞은 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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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 승윤이를 낳은 후 한참 동안은....동생? 그런 거 생각도 못하고 그 한 아이 키우는 것도 힘에 벅차... 잠을 죽어라 안자는 아이와 함께 울었습니다. 그 때만해도 남편도 자기 일 하나만으로도 버거워할 때라, 주말에 바람을 쐬거나 육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잠깐 맡기고 저 혼자 외출을 한다거나...하다못해 연달아 3시간만 자보는 것도 소원일 만큼....큰 아인 '잠을 안재우는 고문'이 얼마나 큰 고문인 지 알게 해 주었지요. 태교가 제대로 될 상황이 안되어, 뱃속에서 내내 고생한 아이가... 태어난 후, 얌전하고 순하게 잘 먹고 잘 잘리가 만무했거든요...
그런데... 동생 예진이는 큰 아이와 상황이 정 반대였어요. 고추당추보다 맵다는 시집살이에서 벗어나, 임신기간 내내 남편에게도 말못하고 거의 매일 눈물짓던 큰아이때와 달리, 혼자 울었던 기억이 전혀 없을만큼 맘 편하게 태교를 할 수 있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아이는 낮잠도 2시간 이상 자주고 밤잠도 6개월 지난 후엔 한 두 번 깨는 걸로 끝입니다.
이번달 달거리가 어째 제 날짜에 없고 하루 이틀 미뤄지면서 제 머리를 스쳐가는 게... 바로 '예진이 동생'이었습니다. 어떡하나..어떡하나...피도 마르고 신경도 날카로와졌지만...여자 맘이 참 알다가도 모를 게... 세째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나 봅니다. 어제 남편에게 구체적으로 '만약...예진이 동생이 생기면 어떨 꺼 같애?' 하고 물으니 남편은 두 번 망설이지도 않고 '나야 좋지...'하더군요. 얼마 전 여행길에도 요즘 없던 차멀미도 심했고 요즘 영 음식냄새 맡는 것도 꺼려져서..오늘쯤 약국에서 테스트기를 사올까...졸립기도 하고 몸도 무거운 게...영락없이 세째였습니다.
얼마나 이쁠까..? 저 이쁜 것들이 하나 더 생긴다는 건데.... 거실서 뒹굴며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던 남편은 그렇게 얘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두 이번만은...기쁘게 갖자...(승윤이와 예진이 갖을 때가 하필이면 꼭 뭘 시작할 때라...별루 안기뻤습니당.) 맘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입덧도 그대로이고 졸리운 것도 그대로이고 몸도 여전히 무거운데... 세째는 아니더군요... 아침부터 늦게 찾아온 달거리를 보면서 기쁘다고 해야 할 지...허탈하다고 해야 할 지....
세째한테 바람맞았습니다. 바람 맞은 기분은....역시 그리 좋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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