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생기면 내 생각은 복잡하게 거미줄처럼 사방팔장으로 뻗어가는 반면, 남편은 그런 내 생각을 단 한마디로 결론 내 버리는 버릇이 있다.
1. 신혼때..남편의 등을 끌어안으며
'우리 처음 만났을 때..느낌이 어땠냐면 머리에서 싸이렌이 울리고 주위가 환해지면서 귀에선 종소리가 땡땡 들리는 거 있지...난..오빠가 너무 좋아...'
-나두...
-나두 내가 너무 좋아....
2. 온 집안을 뒤집고 정신없이 어질르는 아이에게 일장 연설을 하는 나에 비해 남편은....
' 승윤아...그렇게 밖에서 놀고도 또 집에서 정신이 없잖아...어떡하면 좋겠어!!! 대체 왜 이렇게 동생이랑 싸우는거얏??? $#%^%$&**&^%%$...미주알 고주알..나불나불...'
- 밖에 가서 더 놀다 와....
3. 몸에 좋은 발아현미에 쌀 눈이 살아있는 쌀로 지은 밥두 잔뜩 있는데 굳이 라면을 먹겠다며 고집 피우는 아이에게......
너 라면이 얼마나 몸에 나쁜지 알어? 우리 몸은 필요한 에너지를 섭취해서 각 기관에 보내고 찌꺼기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몸에 좋은 걸 먹어야 에너지두 많이 생기지...라면은 몸에 얼마나 나쁘냐면....나불나불....쫑알쫑알....
- 먹구싶은 건 먹어야지.....라면 먹자...
4. 미운 7살 명성에 걸맞게 도대체 말이라고는 들을 생각을 안하는 아이에게...
' 왜 그러는고얏!!!!! 엄마 화나 죽겠어!!!!!! 정말 널...때릴 수도 없고 어떻게 말해야 들을꺼얏!!!!엉?? 엉??
- 때려....
5. 더워지는 날씨에 불평을 할라 쳐도...
'날씨가 얼마나 더운 지...애들 목욕을 하루에 몇 번을 시켰는지 몰라...지금 청소하려구 했더니 더워 죽겠네..날씨 증말 덥다...어쩌구 나불나불....'
- 에어컨 틀어...
6. 아이 낳고 몸 여기저기가 삐걱거리며 한 두 군데 아픈데가 생기면...
에구...어깨야...팔을 잘 돌리지 못하겠네...아까 기름기 많은 거 먹었더니 속이 좀 쓰리다....서면 막 어지럽고 앞이 하나두 안보이이는 거 있지...머리가 아프다..두통이 요즘 왜 이렇게 심한지 몰라......역시 한참 더 나불나불 종알종알 이렇궁 저렇궁....
- 병원 가..
감정이 격한 사람들을 설득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남편이라...분명 제가 혼자 생각할 땐 아니었는데...남편의 말을 듣고 나면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빠져들고 맙니다.
전..가상 시나리오 작업까지 다 마친 후 남편을 몰아세워도 결국은 다 제 잘못이 되고 말죠.....
뭔가 이건 아닌데...하면서도 결국은 남편의 의견대로 따르고 말거든요...
남편의 언변이 뛰어나서가 아니라...제가 남편에게 홀린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