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의 부부 별산제와는 약간 해석이 다르지만...우리집도 몇 달전부터 이 부부 별산제를 도입했다.
서로가 한달 지출내역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다가 아예 제정 분리(?)에 들어간 것이다.
시댁가는 비용부터 남편이 매일 아침 먹는 마 주문, 거의 한달 주기로 사게 되는 간장약이나 남편의 사회생활에 드는 일체 모든 비용(술,핸드폰비,교통비, 대학원 학비...등)과,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금액을 아예 월급날 딱 잘라 각자 운용하는 것이...우리집만의 '부부 별산제'제도의 해석이다.
워낙 내 성격이 아이들과 집안에서만 오골오골 지내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은행도 안가고 생활비도 남편에게 타쓰는 식이었는데 어째 시간이 지나면서...용돈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돈이 샌다는 식의 남편의 반응을 언짢아 하던 중 내가 남편에게 건의한 한가지 방법이다.
생활비라 해도 공과금이나 먹거리 사는 비용뿐만이 아니라 아이 교육비며 보험료, 약간의 보조를 받고 있는 적금까지 생각하면....문화생활을 즐길만한 여유를 찾을 수 없을정도의 빡빡한 돈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아직도 이 돈문제만큼은 남편이나 내가 그리 만족할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리집 별산제와는 내용이나 해석면에서 훨씬 광범위하고 제대로 된 해석인 '부부 별산제'에 대해 올린다.

‘무일푼’아내들이여 당신 몫을 되찾아라
◇‘평등가정 담보’ 부부재산계약·공동명의
“얼마 전엔 옷한벌 사입지 않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남편의 주유소 일을 도왔던 부인이 거의 무일푼 상태에서 이혼당하는 것을 봤어요. 남편은 2백억원이 넘는 재산을 이미 다 빼돌린 상태였죠. 이런 건 일례일 뿐이에요”
얼마전 서울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여성의 재산권확보 대중교육 행사에 발제자로 나선 이길연 변호사는 여성들이 너무 재산에 대해 신경을 안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여성에게 불리한 부부재산관련법도 문제이지만 있는 권리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변호사는 “재산권과 이혼을 결부시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평등한 가정생활을 위해서 부부재산계약과 공동명의를 꼭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결혼 앞둔 부부는 부부재산계약으로=부부재산계약이란 결혼을 앞둔 남녀가 결혼후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혼할 때는 어떻게 나눌 것인지 등을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 특별한 형식없이 내용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앞으로 취득하는 재산에 대해 반반, 혹의 6대 4의 권리로 하자는 것부터 사흘연속 외박했을 때 용돈 10%를 삭감한다는 등의 세세한 내용까지 들어갈 수 있다. 혼인신고전 부부재산약정 등기신청서를 작성해 관할 등기과(소)에 제출하면 제3자에게도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결혼 후에도 부부합의하에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부부사이에 너무 각박하지 않느냐’는 통념을 아직 못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혼했다면 공동명의를=현재 부부재산에 관한 규정은 두가지로 부부재산계약과 별산제이다. 대부분 재산약정 없이 결혼하므로 이미 결혼했다면 별산제의 적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별산제란 명의를 가진 사람이 소유권자이고 명의가 없는 사람은 재산권이 없는 것으로 타인간에 적용되는 재산법과 똑같다. 문제는 결혼중 부부가 함께 취득했음에도 한쪽 배우자(주로 남편)의 명의로 돼있는 재산. 명의없는 배우자는 이혼시 상대방이 이를 일방적으로 처분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한다해도 전업주부는 지난 10여년간의 판례상 가사노동을 30%만 인정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공동명의를 하는 것이다.
공동명의는 지분의 비율을 반반으로 할 수도 있지만 3대 7, 1대 99 등으로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조정가능하다. 통장 등 동산에 대해서도 공동명의를 할 수 있다. 세금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처음 취득할 때 공동명의로 등록하는 것은 명의인 한사람만 추가되는 것일 뿐 내는 세금은 똑같다. 중간에 공동명의로 바꾸려면 반반씩 지분을 인정했을 경우 부동산 가액의 50%에 대해 2%의 취득세, 1.5%의 등록세 등을 내야 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2001년 실시한 부부재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산소유 현황은 남편 명의가 66.3%, 아내 명의 26.4%, 공동명의가 6.7%였다.
◇현행 제도도 문제=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으로 이혼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명의자가 그의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놓아두는 민법 조항을 꼽고 있다. 프랑스는 부동산·상업자본 등 공동재산으로 간주되는 재산을 처분하려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영국은 명의 없는 한쪽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재산처분 취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산분할 청구권을 행사할 때 가사노동의 경제적 평가에 인색하다는 점도 문제다.
여성부는 별산제의 단점을 보완해 부부가 재산을 공동명의로 등기하거나 서로 합의해 처분하는 등 공동관리를 원칙으로 하는 ‘부부공동재산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부부재산문제와 관련해선 서울여성의전화(womanrights.org)와 가정법률상담소(www.lawhome.or.kr)를 찾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