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빙어축제
네버엔딩 스토리(한 여자 이야기) 2004/02/02 11:13   http://blog.azoomma.com/liebe980/115000

   주로 어울리는 남편의 친구 가족들과 겨울여행을 떠나보기로 한 게 지난 해 12월부터였으나 계속 미뤄지다 주말에 열리는 '인제 빙어축제'에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일단 이름에 '축제'라는 말이 들어가 있어 가보기 전부터 한결 들떠 있었고, 얼음을 깨고 한다는 낚시에 대한 기대감과 그 전날부터 막히는 빙어축제장 주변의 교통여건을 고려해 일찍부터 서둘러 콘도를 떠났지만 소양강 일대는 이미 초대형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간간히 언 강을 가로질러 가는 용감무쌍한 차들이 보였지만 중간에 한 대가 빠졌었다는 말에 아이들이 있는 우리 일행이 그런 무모한 시도를 해보기엔 무리가 있어 그냥 원칙대로(?) 막히는 도로로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그리 오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도착한 축제장에는 아들녀석의 표현을 빌어 '개미떼'같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온 강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낚싯대나 먹거리 천막들,이미 잡힌 빙어들을 파는 장사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힘들게 주차를 하고 들어선 얼음판은 며칠간의 따뜻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는 두꺼운 얼음두께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접고 낚시를 시도했지만 국물내기 멸치보다 작은 빙어가 한시간에 한마리씩 잡힌다...라는 얘기를 듣고 난 후라 다행히 마음을 비울 수 있었다.......

 

  빙어 축제장 주변에는 이미 겨울축제로 널리 알려진 유명세에 부합해서 여러가지 부대시설과 각종 행사(이글루 체험 축제, 대형 눈조각, 고드름 터널, 눈설매장, 노래자랑, 빙어 먹기 대회, 빙어 젓가락으로 옮기기 대회 등등)가 있었지만 참가할 여력은 없었고 봄같은 날씨때문에 다 녹아 없어진 설치품들이 다소 흉물스럽게 물을 떨구고 있었다.

 

  어른들은 대충 이러했지만....처음 타보는 앉은뱅이 썰매도 본능적인 감각으로 막대를 휘두르며 재미를 만끽하는 아이들은 사정이 달랐는데....물고기 입질과는 상관없이 낚시대를 말고 드리우는 걸 반복하거나, 잡히는 빙어가 없어 사오는 빙어튀김이나 무침들을 징그러워 하지 않고 먹었고 온 얼음판을 누비는 썰매(4발 오토바이가 끄는 썰매)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탔는데....너무 즐거워 했다.

 

**** 여기까진 그나마 좋았다...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는 기쁨도 힘든 부모들로썬 즐거운 일이니까......

 

   입장할 땐 나름대로 안전하게 주차를 해놓은 우리 차는 시간이 경과되면서 그 주위가 나가는 차들로 둘러싸여 혼자 방향을 반대로 해놓고 어색하게 앉아있어야 했고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그 일대의 상황이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는데....지나가던 행인은 겨우 방향을 바로 잡은 우리차 창문을 두드리며 '5시간째 이 상태다...아마 몇 시간은 이럴꺼다...그냥 시동꺼놓은 상태로 다른 데 가서 시간을 보내다 오시는 게 더 좋을꺼다'는 기가 막힌 얘기를 전해 주었다.

 

  그 와중에도 자기네들이 2시간째 기다렸다며 우리차를 임의로 막고 아예 교통 통제에 나선 이기적인 트럭 아저씨도 있었고 분명 우리 뒤로 한참을 줄을 섰던 차들은 그 정신없는 상황속에서도 줄서기를 잘해...나중에 뒤돌아보니...한 대도 없었다...

 

  그런 아비규환 속에서 시간은 다행히 흘러 어느 정도 통제가 되었는데...우리의 돌아오는 길은 그 쪽에서 안내해 준 길로 따라가 보니 논두렁 밭두렁을 헤쳐 본의 아니게 달구지가 되어야 했고 기분만은 산악 렐리 버금가는 느낌으로 우리가 그 날 집은 빙어는....내가 2마리, 친구 부인이 1마리....결국 3마리의 빙어를 낚아 올린 게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