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간 미장원
네버엔딩 스토리(한 여자 이야기) 2004/01/19 01:22   http://blog.azoomma.com/liebe980/113649

  


아줌마 된 지 7년차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왠 바람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새해로 바뀐 달력이 용기를 주었는지도....

 솔직히 십원 한 장 살뜰하게 챙기며 사는 것도 아니면서 내 화장품이나 머리에 드는 돈은 지폐 한다발이 뭉텅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아, 몇 번을 망설이다 결국은 남편이 자르는 머리 비용과 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길이만 짧게 자른 게 이제까지의 나였는데....

 

오늘 아이까지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 미장원엘 가서 '셋팅 파마'를 했습니다.

아이 돌 때 한 번 다듬느라 간 미장원에서 '이런 머리 오랫만에 본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몇 개월간 벼르고 벼른 머리라 이 참에 진갈색으로 염색도 하고 가닥가닥 블리치도 넣느라 꽤 오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다행히 제 마음을 백분 이해해 주시는 미용사를 만나 약해진 두피며 그 동안 머리손질을 엉망으로 한 얘기며 마음에 드는 색깔얘기,스타일 얘기 맘껏 수다를 떨고도 잡지책 두 권을 마스터하고서야 제 머리는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현실이 상상을 따라갈 수 없다...는 제 평소의 지론대로 큰 기대와 상상만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빈티와 촌티는 면할 수 있었지요.

 

 오랫만에 큰 맘 먹고 하는 파마이니만큼 금액은 어느 정도 작정하고 있었습니다.

다 완성된 머리를 만져주며 구체적인 금액을 얘기해 주기 전까지는....

 

 셋팅파마값--6만원....염색값--4만원....블리치값...2만원...이라는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 이미 숨이 넘어가 있었고, 순간 혹시 내가 단위를 잘못 들었나...하는 생각까지 머리를 스쳤을 정도이니 제가 받은 충격이 어느 정도였는지 대충 짐작하실 겁니다.

 

제 표정과 반응을 감지한 미용사는 '손님이 머리를 하신 지 오래되셔서 요즘은 잘 모르셨나보다'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고, 전 금액을 낮추고자 일단 매달 머리를 깎는 제 남편과 아들을 팔아보기로 작정했지요.

 별로 소득이 없어 '우리 아파트 반상회 날 이 미용실 홍보를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2만원을 깎을 수 있었습니다.

 

 전 지금 10만원짜리 머리를 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향후 3년간은 미장원에 가지 않겠다고 혼자 다짐까지 해가며 자고 일어나면 없어질 이 스타일의 여운을 최대한 만끽하고 있습니다.

 

으~~~~10만원....

 

이번 주에 만날 사람 다 만나고 외출 한꺼번에 모아 다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