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네버엔딩 스토리(한 여자 이야기) 2003/11/11 01:01   http://blog.azoomma.com/liebe980/104523


제 꿈은 시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건 아니었고...

가끔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매일 쓰는 육아일기를 모티브삼아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집을 내고 싶었습니다.

 

가끔은....

구구절절한 변명보다 침묵이 더 많은 걸 말해주는 것처럼

장황한 해설보다는 함축적인 시어가

표현을 더 강하게 해주리라는 믿음때문에....

 

나이를 먹는다는 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자기 꿈과 지폐를 맞바꾸는 그런 과정이 아닌가...싶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놓칠 수 없을거라 여겨졌던 내 꿈들과 욕심들을

하나하나 포기해 가는 과정이라.....구요.

 

올해 방송통신대를 새로 입학하며

국어국문과를 지원했습니다.

그 안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시인의 꿈을 같이 꾸어줄 친구를 찾고 싶었거든요.

 

통장의 잔액이 마이너스를 몇달째...아니, 몇년째 기록하며

이제 시인의 꿈과 현실적인 소득과의 괴리를 좁힐 수 없어서...

이제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합니다.

시인은 고결하고 공인중개사는 천박한 꿈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저....

그 둘 사이의 거리가 좀 멀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도 그런 꿈이나마 꿀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편 말대로라면

숫자로 표기되는 제 아이큐는 범상치 않았으니까....

치매증상을 보이는 부인을 한껏 띄워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1년 투자로 손에 쥘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면

시인에 버금가게 기쁠 것 같아요.

 

다시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