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며칠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겪으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혼자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별에 익숙한 사람이 있을까만은....다른 사람에 비해 이별에 무척이나 적응을 못하지요.
그 성격 탓에 저라는 여자가 도대체 여자로 안보인다는 지금의 남편을 연애시절부터 몇차례 이별통보를 받으면서도 바짓가랭이를 붙들고 안놓아 준 덕분에 남편은 저한테서 도망을 가지 못하고 애 둘을 낳고서도 여전히 사랑타령을 하며 눈물바람인 저의 고백을 들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정을 주면 좀체 떼지 못하고, 예전에 같이 공부하던 도서실 언니부터 저의 산모도우미를 해주셨던 아주머니까지 모조리... 사람에 대해선 고스란히 잊지 않고 제 머릿속에 저장해 놓았으니까요.
그래서인지....제 소원은 주위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동안 얼굴을 익히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던 이읏과도 정이 들어 이사도 가기 싫고, 심지어 아무 언질도 없이 갑자기 그만둔 관리할아버지까지 궁금해지거든요.
고이면 썩는 법이라 인연도 흘러가는데로 놔두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얘기는 수없이 들었지만....저는 오히려 '오는 사람은 기를 쓰고 막고, 가는 사람은 끝까지 잡는' 제 스스로도 피곤해지는 성격인가 봅니다.
요즘....뜻하지 않은 비보를 접하고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가는 인생인데...성질대로 성격대로 살다가 가는 게 좋을지...아님, 그 반대로 어차피 가는 인생인데 다 보듬고 감싸주다 가는 게 좋을지...
인생관마저 흔들리고 가치관의 혼동까지 옵니다.
저라는 사람이 이렇게 부질없는지....다른 사람들은 상처도 나름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저 혼자 맘을 못잡고 방황하며 머리와 마음 한쪽이 횡하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답답하고 한심합니다.
갈 사람은 어차피 훌훌 털고 보내줘야 하는 게 맞다는 걸 알면서 미련을 떨고 있는 제 자신이 요즘처럼 짜증스러울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