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만 뱅뱅 도는 생활을 수년째 하다보니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 보인다.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건망증은 또 어떻고....
다른 엄마들은 고고하게 자신의 아이들과 '고상한 대화'를 나누는데 나만 맨날 저 두 녀석들과 기관총과 폭격만 없을 뿐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을 치르고, 다른 엄마들은 남편과의 스킨쉽과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데 나만... 등쿠션을 마누라인 양 끌어안고 자는 남편의 등짝만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같다.
'뭐든 내가 하면 다 자신있다'던 주책맞은 자신감은 언제 보따리를 쌌는지 흔적조차 못찾겠고, 그냥 이렇게 살다 벽에 (삐리리)칠하기 전에 적당히 사라져 주면 내 소임은 다했겠지....싶다.
뭐든 저질러 볼 요량으로 이것저것 찔러는 보는데...저 두 녀석들이 엄마의 일탈을 자기 두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용납을 못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난 여지껏 눈치만 살피다가 어젠 아들녀석한테...'엄마 정신없는 거 아는 너가 다 책임져라' 이렇게 하나 둘.. 드러나는 문제들을 떠밀어 버렸다.
몇 가지 뒷처리를 감당하던 아들녀석은 퇴근해서 이제 막 자기자리를 잡으려고 엉덩이를 들썩이던 남편에게 고스란히 자기의 공치사를 늘어놓더니...'엄마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그치 아빠?'하며 한마디로 내 정신상태를 결론내 버린다.
왜...아직까지 남편과 처음 만난 날,손잡은 날,첫키스한 날....하물며 남편과 처음 춤출 때 흐르던 노래,남편과 첫키스할 때 배경음악으로 깔린 노래 구절까지 다 기억하는 내가... 방금전에 (내 깐에는) 아주 잘 둔다고 하던 지갑이며 열쇠들은, 찾다찾다 슬슬 열받아 헐크로 변하기 시작을 해도 눈앞에 안나타나는가 말이다....
어떤 아줌마 왈, 아이 낳을 때 너무 힘줘서 뇌세포가 파괴된다더니...그 말이 쪽집게다.
아니, 둘 중 하나는 힘도 안줬고 정신 말똥말똥할 때 제왕절개로 낳았는데....그나마 다행이다.....
에휴~~~ 큰일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