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아이와 함께 2004/05/13 09:25   http://blog.azoomma.com/lgeunmi/129016

우리 남편 정말 자상하다. 착하다, 다정하다. 잔소리 안한다. 아이들이랑 잘 놀아준다.

별로 말은 없다.

남편 성격상 그냥 두고보는 타입이다.

잔소리하면 그만큼 맘만 상하지 좋을게 없으니깐.

집이 좀 어지럽혀 있어도 아무소리 안한다.

그러던 남편이랑 충돌(?)이 있었다.

앞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우리 큰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 입학했는데

정작 엄마인 나는 이제 10개월된 꼬맹이한테 손이 더 많이 가는게 사실이다.

1학년 첨 입학하면 예민해서 잘 봐줘야한다는데 사실 그게 잘 안되는 거다.

그러다보니 숙제하라고 잔소리만 했지 정작 옆에 붙어서 자상하게 봐주지도 못했다.

고개숙여 반성한다.

내가 큰 아이 옆에서 이거저거 봐주고 있으면 또 꼬맹이가 공책을 덮쳐서 구겨놓든가 필통을 엎어버리거나 한다. 이궁...ㅠ.ㅠ

꼬맹이는 목욕시켜줘도 큰 아이는 저혼자 씻는다.ㅠㅠ

녀석이 당연히 서운한것도 있으리라.

내가 준비물 챙긴다고 해도 정말 빼먹은 적도 여러번이다.

친구가 그랬다. 학교 선생님들이 그거 젤루 싫어한다고. 특히나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표가난다고...준비물 빼먹는 아이들 보면 엄마가 다 직장인이라구. 그러니 너 조심하라구 그랬는데도 잊어버린 적 있다. ㅠ.ㅠ

저녁에 집에가서도 아이공부를 봐준적 없구...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배운거 복습도 없고, 셤봐도 녀석 점수가 좋을리 없다.

녀석의 독서록을 본 이후 남편은 아이 공부시킨다고 숙제를 내준다.

동화책 하루에 두페이지씩 공책에 옮겨쓰기...

남편 생각은 그렇게라도 습관을 들여야하고, 그게 쓰기공부며 읽기 공부가된다는 것이다.

그저께 밤 10시가 됐는데도 그걸 시키고 있는거다.

우리 아이는 내가 9시에 재워버릇했다. 그러니 피곤해하지. 더구나 그날은 오후수업까지 있어서 애가 녹초더라. 남편은 그런건 봐주지 않는다.

할일이 있으면 해야지 자냐며...ㅠ.ㅠ

자기도 책보다 잘 때 있으면서..ㅠ.ㅠ

난 남편이 아이에게 내 준 숙제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제도 그냥 녀석이 책 읽기에 내버려뒀다가 오락 한다기에 30분 시켜주고 그리고 잤다. 그런데 녀석이 자러 방에 들어가면서 걱정을 하는거다.

아빠가 내 준 숙제 안했는데...어떡하죠?

그순간 이건 아니다싶었다. 스스로 공부가 되어야지 그런게 스트레스가 되면 어쩌나 싶어서말이다.

남편이 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그때가 밤12시가 넘었지.

남편에게 얘기했지...아이에게 스트레스 주는거 아니냐구..

남편말...맨날 잔소리하는것보다는 그렇게 과제를 내주고 스스로 하도록 두었다가 가끔 물어보는게 더 낫다구...

이게 충돌의 전부다.

난 잘 모르겠다. 아이 교육 어떻게 시키는 게 정석인지..그런건 없겠지만...

근데 우리 큰 아이...맨날 잔소리하는 나보다도 어쩌다 한번 무표정하게 주의를 주는 남편을 훨씬 더 무서워한다. 이유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