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를 때리다.
아이와 함께 2004/03/29 09:59   http://blog.azoomma.com/lgeunmi/121993

우리 큰 애는 올해 여덟살이다.

여태 키우면서도 내가 직접 매를 들어 때린 적은 없었다.

나도 어릴 때 몸 약하다고 엄마 아빠가 여간해선 때리질 않았었다. 그냥 말로 해도 다 알아먹으니깐...

요새 큰 놈이 학교 파하고 집에 오면 할머니댁에서 내내 컴이랑 씨름을 하나보다.

물론 이건 내 책임도 크다.

아이가 학교에서 집에 오면 엄마가 대문앞에서 환영해줘야하는데, 녀석은 기껏 이제 9개월된 동생한테도 그나마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할머니가 맞아주실 뿐이니 허전할게다.

곁에서 누가 지도해주고 가르쳐주고 일러줘야하는데, 할머니는 꼬맹이 때문에 꼼짝을 못하시고 자기한테는 신경도 안 쓴다고 생각한다. 현실이 그렇기도 하구...

그러니 녀석은 저하고 놀아주는 컴이랑 친하다. 물론 형들이 알려준 방식이긴 하지만...

학교 친구들도 오락을 주제로 얘기한다. 요즘은 다들 빠른가보다.

제 짝궁을 데리고 와서도 컴을 논한다.

암튼, 그 덕에 녀석이 할머니가 밥 먹으라고 불러도 든척 만척 한다고 하니

내가 남편에게 고자질을 해버렸다. 오락에 빠져서 책도 잘 안 읽고, 할머니 말도 잘 안 듣는다고...동생하고도 잘 안 놀아준다고...

사실 여덟살 꼬맹이가 스스로 제 할일을 알아서 찾아서 하길 바라는거는 욕심이겠지.

내 기대수치가 너무 큰 것이다.

울 남편 벼르다가 금욜밤에 큰 아이 종아리를 때렸나보다. 원체 화도 안 내는 아빠라

아이의 충격이 큰 듯...

나 역시 그랬다. 종아리를 보니 붉은 줄이 그어져있다, 부르터서...얼마나 세개 때렸으면...내가 먼저 고자질했으면서도 아이 종아리를 보는 순간 왜 그리도 불끈 화가 나던지...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아이가 얼마나 놀럤을까 생각하니 내 마음이 다 짠했다.

잘못하는게 있으면 벽보고 뒤돌아서라고 한후 손 들고 있으라고 하면서까지

때리지 않았던 녀석인데...울 남편이 그걸 깨버렸다. 잉...

나 혼자 방방 뜨고 있는데 녀석은 자꾸만 괜찮다고 한다.

아빠랑 화해하고 어느새 또 화기애애한 분위기다.ㅠ.ㅠ

맘 넓은 남편과 이해심 많은 아들...그 사이에서 나만 맘 좁은 엄마가 된다.

기특한 녀석...아빠를 이해하다니...

난 매를 드는게 싫다. 말로는 언성을 높일지언정...때로는 그 말이 더 무서운 매가되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늘 느끼는 것은 아이앞에서 조심해야겠다는...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말.....

화를 잘 풀수 있는 부모가 현명한 부모이리라...나의 화를 아이에게 전가시켜서는 안될터인데...

좀 더 자상한 부모가 되어야겠다, 좀 더 따스한 말을 할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