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이 좋다.
수다 수다 2004/03/17 08:32   http://blog.azoomma.com/lgeunmi/120570

우리 시댁은 제사가 정말 많다. 물론 더 많은 집도 있겠지만....

제사가 연초에 주로 몰려있어 연초가 되면 한달에 두세번 꼴로 제사를 지내야한다. 그러다 보니 제사상 차릴 음식 사느라 장을 보러 자주 가야한다.

여긴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많다.

첨엔 그냥 할인점에 가서 사면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도되고, 한군데서 필요한 물건 모두 다 싸게 살 수 있을텐데 싶었다.

재래시장엘 가자면 버스타고 가서 장 바구니에 배낭까지 메고 구석구석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다리도 아프고 쇼핑카트도 없으니 들고 다닐려면 팔도 아파서 한계가 있고...

어릴 때 시골 살면서는 재래시장이 좋았다.  싸고 또 덤으로 더 주는 것도 있고, 시장 가면 왠지 구경거리도 많았기 때문이다. ㅎㅎ 모퉁이에서 할머니께서 사주셨던 호박엿 맛도 아직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다가 할인점이 생기면서는 신기하다는 생각에 그리고 괜히 멋스러워 보여 거길 자주 들렀었다.  그러다 보니 편하고...걷기 싫어졌고...ㅎㅎ

그런데 다시 재래시장으로 장을 보러 간다,요즘은...

콩나물 얼마예요?

응...떨이야...이거 다 2천원에 가져가.

아니요, 너무 많아요. 5백원어치만 파세요.

그려, 그려...

ㅎㅎ 5백원어치인데도 천원어치만큼이나 까만 비닐봉지가 미어지게 넣어준다.

피망 얼마예요?

응...한근에 삼천원...

주세요.-------에게 이것밖에 안돼요?

피망이 비싸...자자...한개 더 줄꼐...

ㅎㅎ 깎는재미에, 덤으로 한두개 한웅큼 더 얻는 재미에 재래시장이 좋다.

할인점은 그람으로 팔지만 그게 익숙치도 않고, 외려 공산품은 저렴한지 몰라도 식품은 더 비싸다, 시장보다 훨씬...

브로콜리만 해도 그렇다.  만병통치식품이다 해서 요즘 흔하게 나와있는데, 시장에선 큰거 한개에 천원, 그런데 할인점에선 2천8백원한다.

할인점은 덤이라는게 없다.

할인점을 무조건 싫어하지도 않지만,  재래시장을 무조건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공산품은 할인점 이용하고 일반 식품 등은 재래시장 가고 ..아무래도 그래도 난 재래시장이 좋다.

좀 다리품을 팔아도 사람 사는 느낌도 나고 흙냄새도 나고

생선 비린내에 풋풋한 야채 냄새까지...

오늘처럼 비가 오면 재래시장은 사람이 뜸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