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네요
아이와 함께 2004/03/16 15:25   http://blog.azoomma.com/lgeunmi/120467

갑자기 세번다 언니 얘기 듣다보니 생각나네여.

우리 아이 예전에 어린이집 다닐때였죠.

음..그때 첨으로 재롱잔치란걸 가 봤어요.

첫 아이고 첫 행사고 하니 남편이랑 둘이서 시간 맞춰 도착을 했습니다. 아이가 무척 좋아하더군요.

둘다 직장을 다니니 넉넉하게는 도착을 못하고 암튼 거의 시간에 간당간당하게 도착을 했어요.

어머님도 같이 갈려구 했는데 형님네 아이들 봐주시느라 여건이 안돼서 못가셨죠..

늘 옆에 끼고 있다가 그렇게 무대위에 서서 시 읊고 노래하고 무용하는 모습을 보니 새삼 그렇게 커 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창피하지만 눈물 흘렸답니다. 남편이 옆에서 왜 좋은날 우느냐고 했지만, 아마도 남편도 가슴 벅찼을겁니다.

한 겨울이라 길이 굉장히 미끄러웠거든요. 게다가 그날 따라 날이 추워서 내복도 입지 못하고 흰 타이즈만 입고 공연하는 아이가 춥지나 않을까 걱정아닌 걱정을 했더랬죠.

행사장에 들어가기전에 남편에게 물었죠.

꽃이라도 사들고 가야하는거 아닌가?

그랬더니 우리 남편...

무슨 애들한테 꽃다발 선물이냐고, 그냥 가자고...

그래서 제가 또 그랬죠.

그럼 선생님은 어떻게? 아무것도 안 가지고 가?

우리 남편 뭐라 하더군요. 그런거 하지 말라고...

시간도 촉박하고 해서 결국 그냥 빈손으로 갔죠.

그랬다가 나중에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몰라요.

모든 행사가 끝나고 방송이 나오더군요. 탈의실에 와서 자녀 데려가라고..

너무 한번에 몰리니깐 좀 기다렸다가 끝무렵에 갔는데

빈손으로 들어간 제가 너무나 무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들 꽃바구니, 꽃다발에 포장된 선물상자, 그리고 봉투를 건네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그냥 갔으니...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겠지 싶었지만, 저랑 아이가 인사하는데도 본척만척...그럴리는 없겠지요, 사람이 여럿 있어서 미처 못 들었겠죠.

그렇게 위안을 하면서도 왠지 당혹스런맘 감출 수가 없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선생님한테 뭐라도 사다 드려야 나중에 졸업식 할 때 축사라도 할 수 잇다고...ㅋㅋ 그땐 설마 그러려니 했는데 암튼 묘한 감정을 느꼈었거든요, 그때...

제 생각이 잘못된거라고 남편은 나무라더군요. 그렇겠죠. ㅎㅎ

그래도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혹이랍니다. ㅎㅎ

그때의 그 당혹스러움과 낯설은 분위기 탓에 지금 미리 겁먹고 있네요, 제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