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맛여행]풍성한 가을 ‘과일 익어가는 마을’ |
결실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유난히 혹독했던 여름 더위 때문에 올해 과일 농사는 예년보다 풍성하다. 볕이 강할수록 과일이 달고 향도 깊다. 풍성한 가을 먹거리가 있는 여행지를 찾아보자.
▲이천 장호원 복숭아
장호원은 복숭아의 고장이다. 장호원 복숭아밭은 얼추 500ha. 7월부터 복숭아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서 10월말까지 복숭아가 이어진다. 7월에는 미백도가 주종을 이루며 8월말에는 천중도가 나온다. 가을에 나오는 복숭아는 황도. 황도는 늦복숭아로 육질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다.
황도는 1963년 한 농민이 일본에서 가져다 심은 것이 시초다. 이 중 한나무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유난히 알이 크고 황색을 띤 황도가 열렸다고 한다. 90년대 초반 농업진흥청 과수연구소가 유달리 당도가 높은 황도를 분석한 결과 돌연변이 품종임을 밝혀냈고 품종 이름도 ‘장호원 황도’로 공식 명명했다. 당도는 높고 향도 좋았지만 당시만해도 다른 복숭아와 출하기가 틀려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80년대 들어서면서 품질이 알려져 이제는 가장 인기있는 품종 중 하나가 됐다. 경기동부과수농협 허완 과장은 “장호원 복숭아는 파인애플과 사과, 감, 복숭아 등 4가지 과일맛이 섞여있기 때문에 독특한 맛을 낸다”며 요즘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호원에서는 16일부터 19일까지 복숭아 축제도 개최한다. 축제기간이 예년에는 3일이었으나 올해는 4일로 늘어났다. 행사기간에는 품질을 인정받은 복숭아도 싸게 판다. 복숭아 축제와 함께 이천에서도 도자기 축제(9월17~10월10일)가 벌어져 맛과 눈이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 있다.
▲안산 대부도 포도밭
안산은 포도골이다. 특히 대부도 구릉밭은 프랑스의 포도원과 비슷하다. 해마다 9월이면 대부도 포도원마다 달콤한 햇포도를 출하하기 시작한다. 1901년 프랑스 신부가 포도를 가져다 심었으니 안산 포도의 역사는 103년이나 됐다.
안산에서도 대부도는 이름난 포도마을이다. 대부도 포도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했다. 대부도에서 재배된 포도는 유달리 당도가 달다는 것이 소문이 나면서 80년대엔 포도밭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현재 포도밭은 630여ha로 구릉지가 대부분 포도밭이라고 보면 될 정도다.
대부도는 포도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기후와 토양을 가지고 있다. 해양성 기후로 해풍이 많이 불고 일교차가 심해서 포도가 달고 향이 깊다. 토양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포도에 많은 영양분을 공급한다. 수종은 대부분 캠벨이다. 2년마다 한 번씩 포도축제를 하는 데 올해는 축제가 없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포도를 살 수 있다. 포도가 가장 좋은 시기는 9월 중순이다.
대부도 포도원 아래 마련된 평상에 앉아 포도맛을 보는 재미도 좋다. 대부도는 선재도와 연륙교로 이어져있다. 선재도는 작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하고 있는 섬마을. 선재도 앞바다는 기름진 개펄로 이뤄져있다. 바지락을 싣고 오가는 경운기의 모습도 이채롭다. 선재도는 다시 영흥도와 연륙교로 이어져있어 징검다리 섬마을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여행지이다.
▲영주 부석사 사과
산이 많고 일교차가 심한 경북지방은 사과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어딜 가나 품질 좋은 사과를 맛볼 수 있지만 영주는 여행의 재미도 겸할 수 있는 먹거리 여행 코스다. 풍기IC를 빠져나오자마자 국도변에서부터 사과를 파는 노점상들이 앉아있을 정도. 풍기를 지나 순흥을 거쳐 부석사까지 가는 길 내내 곳곳에서 사과밭을 만날 수 있다.
영주 사과는 재배면적만 2,872ha. 생산량 5만5천t이나 된다. 전국 생산량의 13%나 차지한다. 백두대간의 주능선인 소백능선을 파고든 사과밭의 풍광도 아름답다. 특히 부석사 앞은 대부분이 사과밭이다. 봄이면 사과꽃도 고운 곳이다. 인근에 소수서원, 소백산 등 연계관광지가 많아 가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청도 감마을
청도는 과일의 고장이다. 봄이면 딸기, 여름이면 복숭아가 쏟아져 나오고 가을이면 감이 출하된다. 상주와 함께 국내 최대 감마을 중 하나. 청도군에 있는 감나무만 무려 30만주에 달한다. 연간 출하량은 1,643ha에 2만t이상. 전국 생산량의 20%나 된다. 운문사 가는 국도 20호선이나 30호선 주변의 감나무는 보기만 해도 탐스럽다. 청도는 단감도 많지만 반시가 가장 역사가 깊고 유명하다. 반시란 씨없는 감으로 임금님 진상품이었다. 반시의 역사는 500년 가까이 됐다. 이서면 신촌리 박호 선생이 평해군수로 있다가 귀향하면서 중국에서 전래된 감나무 묘목을 들여온 것이 반시의 시초다. 감이 가장 좋을 때는 9월말이다. 운문사, 운문호와 연계관광을 즐길 수 있다.
▶여행길잡이
▲이천 장호원 복숭아밭
영동고속도로 여주IC~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IC. 국도 38호선을 타고 이천방면으로 달리다 장호원읍 복숭아나무 조형물 아래에서 유턴. 고가도로 아래 첫번째 골목에서 우회전하면 진암4리 복숭아마을이다. 16일부터 19일까지 장호원 복숭아축제가 열린다. 경기 동부과수농협(031－641－5212)이 주관한다. 앙성 탄산온천이 20분 거리. 앙성탄산온천24시(043-855-7360)는 온천 겸 찜질방이다.
▲안산 대부도 포도밭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신갈·안산 분기점~안산 방면 32㎞~군자요금소.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4.3㎞ 달리면 월곶IC 진입로. 1.5㎞를 더 달려 삼거리에서 시화공단 방면으로 좌회전해 84번 지방도를 탄다. 방조제를 건너면 대부도. 제부도 방면으로 달리다 선재도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포도밭이 나타난다. 선재도 바다향기(032-889-8300∼1)는 장님 어부 김선호씨 가족이 하는 집. ‘선재 우리밀칼국수’(02－889-7044)는 전망이 좋다. 대부도 동사무소(032-886-0004)
▲영주 부석사 사과밭
중앙고속도로 풍기(북영주)IC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우회전. 첫번째 4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면 부석사 가는 931번 지방도이다. 부석사 주변에 사과밭이 많다. 931번 지방도를 따라 맛집이 늘어서있다. 순흥묵집(054-632-2028)은 조밥과 함께 양념을 한 묵을 썰어 내놓는 집으로 제법 이름난 곳. 관광단지 내의 종점식당(054－633-3606)은 산채백반집. 청국장도 별미다. 풍기농협 공판장(054)636-3209, 영주농협 공판장(054)636-8594
▲청도 운문사길 감나무
경부고속도로 경산IC를 빠져나와 진량 방면 길로 들어서 두번째 신호등에서 자인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69번 지방도. 갈림길이 나오지만 계속 직진하면 된다. 7㎞쯤 가면 왼쪽에 학교가 보이는 삼거리. 여기서 우회전해 919번 지방도를 타고 간다. 다시 200ｍ를 간 다음 동부4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운문’ 표지판을 만난다. 계속 달리면 운문호를 거쳐 운문사로 이어진다. 운문호와 운문사 가는 길에 감나무 밭이 많다. 운문사 입구에 있는 성원식당(054-371-6649)은 어탕국수집. 꺽지, 미꾸라지, 잡고기를 넣어 푹 곤 어죽에 칼국수를 끓인다. 청도읍에 있는 원조할매추어탕(054-371-2349)은 걸쭉한 남도식 추어탕과 달리 맑은 국물에 시래기를 듬뿍 넣어 추어탕을 끓인다. 청도군청(054)370-627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