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이사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 입니다. 우리가족이 즐겨 찾는 산책길이죠. 2분거리에 있습니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지금은 초록색이 한참이죠.
제게는 중2 딸아이가 있습니다. 성실하고 마음은 깊은 아이인데 말이 없어요. 항상 대화가 질문은 길고도 긴데 답은 항상 간단했습니다. 그러니 전 딸아이 앞에서 온갖 여우 짖을 해야 했습니다. 더 크기 전에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그래도 힘든데.. 어쩌지?
이사와서 몇일 있다 이곳을 딸아이와 산책하게 되었습니다. 산책하면서 무심코 엄마로서의 고민을 슬슬 이야기 하게 되었죠. 아! 그랬더니 딸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조실조실 지 고민도 다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전 속으로 "이녀석 봐라" 했죠. 다 들어주고 같이 끼득끼득 했줬습니다. 신나게 맞장구를 쳤죠. 그때가 초6학년 이었습니다.
그 후 전 딸아이 눈치를 봐서 늘 이곳으로 딸아이와 산책을 나옵니다. 그러면서 하나가 되기를 염원하죠. 그러면 늘 성공 입니다. 영광스럽게도 딸아이는 그 무거운 입으로 "엄마가 정말 좋다"고 가뭄에 콩나듯 고백해 줍니다. 전 이 영광을 자연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무거운 입을 벌리게 한것도, 엄마를 좋아하는 것도, 이 산책길이 아니었음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초록빛이 완연한 이 산책길 너무 아름답죠?
전 이틀전에도 딸아이의 뜨근뜨근한 고민거리 하나를 같이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어찌나 고맙던지.. 마음속으로 초록님께 인사했어요.
" 초록님! 어이구 고마워라. 오늘 한껀 건졌어요. 다 초록님 덕분이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