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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7일 ... 흐리고 안개비
벽계수,물안개,꽃사슴,산울림,다래,산내음,산이슬,화음^^
아침 10시... 우리의 아지트 구파발역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오늘은 모두들 일찍 나오셨다..
또 화음이가 꼴찌다..젊다는 증거다..온냐들은 잠이 엄따^^... 늘 미안해요^^
비가올까 하늘을 보면서 그래 비오면 또 그대로 너무 좋지...
안개속 산행하기는 딱 좋고... 간간이 비도 날려주니 더없이 맑고 상쾌하다.
한껏 물오른 새초록 나뭇잎들이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산행이 절로 신이 난다..
매주가는 산이건만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넘쳐난다.
초록바다...난 한시도 아까워서 연신 코를 벌름거리며 초록을 마시기 바쁘다..
돈주고도 살수없는 건강한 자연의 향기...이거 잊지못해 또 산을 찾는다.
뼈속까지 싱그러움이 차고 넘치니 온몸에 초록의 힘이 펄펄 넘쳐난다.
연초록 어린 잎새에 맺힌 물방울의 간지러움이 사랑하는 그이의 손끝마냥 달콤하다.
오름길에 느끼는 나 만의 카타르시스...
산 언덕에 오르니 벌써 땀으로 범벅이다..스트레스 제로다.
물먹은 바위가 미끄러우니 모두들 조심 조심...
깍아지른듯 유난히 경사가 심한 바위... 온몸에 긴장을 주어가며 모두 잘도 오른다..
바위위에 올라서니 무섭게 불어대는 세찬 바람에 날라갈거 같다.
멀리서 한 무리의 안개비가 다가오며... 잠시 비속에서 호젓한 발걸음을 걸어본다.
우중산행의 묘미가 바로 느껴진다.
변덕이 심한 산속 날씨...
비가 걷히며 다시 햇빚이 쨍쨍..그사이 사진도 한컷...이쁘게 찍어본다.
운무속을 오르 내리다보니 어느덧 날카로운 위용의 멋진 왕관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바위틈새 초록의 멋진 앙상블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안개속 펼쳐지는 초록의 상장능선... 북한산의 멋진 봉우리들이 사방에...한눈에 다 들어온다.
이렇게 멋진 북한산을 가슴에 품고사는 우리는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가..
감사...또 감사 할 뿐이다.
날씨 때문에 조금 늦은 점심시간..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시락 부페를 차린다..
산속은 모든 생명이 흘러 넘친다..초록은 모두다 먹거리인거 같아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비 와서 더 춥고 배고프고... 밥 한술에 지친몸이 모두 녹아내린다.
산행하면서 뜯었다는 초록의 산나물들...취,상추,머위,고추 등등....
난 이름도 생소한 초록잎파리들을 연신 입으로 올리기 바쁘다..
언니들의 배려에 고기보다 더 맛있는 초록의 웰빙 식탁으로 더없이 즐거운 식사를 한다.
따끈한 북한산표 커피를 한잔씩 나눠마시며..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그래..이 맛이야...힘차게 오르고 난 후...정상에서 먹는 꿀맛같은 식사...
우리는 그래서 살이 안 빠죠요~~~^^
언니들의 인생길..삶의 희노애락을 같이 얘기하고 웃고 소리치면서
가슴속 응어리를 삭히고 많은 인생공부를 하는 소중한 찰라다.
안개속에 빠꿈이 내민 해를 보니 하산길이 한층 더 가볍고 즐겁다.
초록 바다속을 마냥 헤엄치며...우리 모두는 도시에 찌든 때를 전부 씻어내렸다.
비맞아 더 한층 왕성해진 수풀속 초록의 아름다운 나무들...
오솔길을 따라 하산하며...쌓인 초록 풀잎 위를 맨발로 걷고 싶었다.
발 끝에 닿는 폭신한 촉감은 초록 융단 위를 걷는듯 최고의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초록이 주는 신선한 기쁨.
자연은 늘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고...우리는 자연을 아프게 한다.
산행 때마다 겸손함과 감사함을 배우며
자연과 더불어
언제까지나 푸르게 푸르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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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고개 깔딱거리며 재롱떨지만...^^
발하나 잘못 내 디디면 바로 천길 낭떠러지..휴유~ 이짓을 왜하나 몰러~
그래도 그맛에 산행한다면... 미련하다 하겠지요.
세찬 비바람과 안개비 속에 북한산 구신 될뻔 했슈~~
초록이 만개한 산행은 지금이 절정입니다..
울 님들 모두모두 초록 바다속에서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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