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없어진 탱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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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고대하고 고대하던 탱자꽃이 피었더랬어요. 산에 축사짓고 집 짓고 허허벌판이라 울타리도 할 겸 탱자묘목을 구해다 심었지요. 헌데~뿌리잡고 새순이 좀 올라오면 임도 잡초제거 하는 사람들에 의해 밑둥만 남고 싹뚝 잘려 나가길 몇 차례 안 되겠다싶어 돌을 주워 탱자나무 근처에 보호용으로 둘러쳤어요. 그렇지만 해마다 잡초가 탱자나무보다 훨씬 더 먼저 자라서 탱자나무는 보이질않고...대문 양 옆으로 무수히 많이 심은 탱자묘목은 거의 다 없어지고 겨우겨우 몇 그루 살아서 애지중지 키운지 근 20년 작년봄에 몇 송이의 하얀탱자꽃이 피었었고 올 봄에 드뎌 눈에 띄게 하얀 탱자꽃들이 피어서 내겐 환희였어요. 여름엔 올망졸망 푸른탱자가 열렸고 가을이 될 무렵 노르스럼하게 탱자가 익어 갈 즈음~~~~ 사진 찍어 자랑질 하려고...탱자 색이 곱게 익길 기다렸는데... 어~~~~~~~~~라. 탱자가 없어졌어요. 잘 살펴보니 손이 안 닿는 깊은 곳의 몇 알만 남기고 다 없어졌어요. 어찌나 분하고 속이 상하던지 혼자 마구마구 지껄였어요. 탱자 몰래 따간사람 벼락이나 맞아라. 꼭 필요하면 허락이나 받고 따갈것이지... 하도 약 올라 하니깐 남편이 나한테 뭐라그래요. "필요하니깐 따 갔겠지 뭘 그것가지고..." 그래도 그렇지 근 20년이나 공들여 키운 첫 열매인데 그걸 훔쳐가다니... 집을 드나들 때마다 속이 상합니다. 더 속이 상한 것은 몇 알 남겨 놓았던 그것마져 며칠전에 다 없어졌어요. 혹시나 떨어졌나 살펴 봤지만 아니네요. 탱자나무옆 풀들이 사람발에 짓밟혀있고 탱자가 하나도 남김없이 없어 졌네요. 남편한테 이번엔 내가 한마디 했어요. 내년에 이런 글 써서 탱자나무에 붙이겠다고요. *작년에 여기서 탱자 따 가신 분 자수 하세요" 탱자가 뭐 꼭 약재료로 쓰이는 귀한것도 아니고 그저 차나 만드려고 따 갔지 싶어 더 괘씸한겁니다. 귀한 약재라도 된다면야 꼭 필요해서 따갔겠지 누군가 아픈사람이 필요해서 따 갔겠지 하지만... 말 나온김에 하자면 엉겅퀴가 좋다니깐 집안까지 와서 다 캐갔구요 밭둑에 심어 둔 복숭아나무는 복숭아가 매실 크기만 해지면 다 따가버려요. 그게 산에 저절로나는 개복숭인 줄 아는지... 사람이 심어서 가꾸는 것이랑 저절로 난 것이랑 구분도 못하는지 아니면 양심은 버리고 좋다면 남의것 내것 가리지않고 따 가는지... 필요하면 들어와서 허락 받고 따 가면 오죽이나 좋을까~~~ 며~칠 혼자 오도방정 떨다 이렇게 하소연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