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나이에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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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랑 목욕을 종종 다닐 땐 서로 쑥스럽고 그렇더니만 올 겨울 자주자주 다녔더니 이젠 좀 편하게 다닌다. 어젯밤에도 목욕 다녀 오는 길에 엄마가 내게 물었다. "어떤 친구들이랑 놀러가노?" "응 여기 친구들 누구랑 누구랑 엄마가 모르는 친구 둘 이렇세 다섯명" "아~글쿠나 나는 또 멀리있는 친구들하고 가는가 싶었다" 그러시더니만 내가 이름 댄 친구 중 한명을 거론하며 "00가 너하고 나이가 같나? 그렇게 많이됐나?" 라고 물으시길래 "왜? 어려보여?"라고 반문했더니 "나는 그렇게 나이가 많은지 몰랐네 그만큼 안보이는데" 그러신다. 이것봐라 약간 나를 삐치게하는 울엄마의 말이네 "그친구가 우리중에 젤 나이가 많아 보인다고들 그러는데 얼굴 피부가 하도 안 좋아서 가을에 얼굴피부 깎아내는 것도 했는데... 걘 화장 안하면 못 봐줘~~~" 라는 나의 반박에도 울엄만 고개를 갸웃 거리며 "아닌데 어려 보이는데" 라고 하신다. 난 진짜로 삐쳐서 더이상 토를 달지않고 가속페달만 세게 밟아댔다. 그게 오늘까지도 자꾸 나를 삐치게 만든다. 이나이에 나도 이런데 어린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더 많이 상처를 받지싶다. 그러면서 나스스로 반성한다. 내가 울손자가 내맘대로 안생겨서 진짜로 못 생겼어 아들며늘한테 "니아들 진짜 못생겼다"는 소리를 엄청 해댔는데 울아들며늘 진짜로 속상했을 것 같다. 울아들의 반응은 이랬었다. "울엄마 맘에들게 생기려면 탈렌트수준이나 되어야 해 엄마가 맘에 드는 손자 나올 때까지 낳아야지 뭐" 울며늘의 반응은 첨엔 암말도 못하다가 내가 하도 그러니깐 "어머니~~~~그래도 데리고 나가면 귀엽다고들 하는데요" "이것아~그게 못생겼다는 소리여~~~~~" 나는 며늘한테 그렇게 말했는데 울며늘 얼마나 속상했을까? 앞으로 다시는 아들며늘한테 손자 못생겼다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못생긴손자의 아비가 된 울 둘째아들놈 고등학교 시절(기숙사 생활 했었는데)에 잠시 외출 했던가 아마도 그랬던 것 같은데 "엄마~오늘 참 예뻐 보여요" 그렇게 말해주고 갔는데 난, 하루종일 시간만 나면 거울을 들여다 봤었다. 운전 중에도 룸미러를 통해 보이는 내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아직도 그날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는 내가 그 착한 아들놈의 아들을 못생긴 손자라고 입버릇처럼 해댔으니... 나는 진짜 못 된 할머니다. 진짜로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며늘한테 전화라도 해야겠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손자의 노는 목소리라도 듣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