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일주일 | ||
| ||
7월30일 이른아침 7시 집전화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결혼해서 따로 살고있는 작은아들 목소리 평소에 늘 활기차고 행복바이러스인 아들인데 목소리가 이상하다. "엄마~~지은이 입원 했어요" "왜? 많이 아프냐? 기관지염증 생겼다더니...?" "사고났어요. 수술해얀대요.엄마 오실 수 있어요?" "낮에 집에 오랬더니 기관지염증 때문에 못 온다더니 왠 사고?" "장모님이 애기도 좀 씻기고 그런다고 데려갔다가..." "많이 다쳤니? 어디를 다쳤니?" "허리랑 다리 다쳤는데 수술해얀대요? 그.리.고.는...우느라 말을 못하는 놈 내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 (내동생신부가 예전에 교통사고로 장파열이 되어서 여러 번 수술하고 죽었다 살아 난 기억...) 이렇게 며늘애도 큰 일이 생긴게 아닌지 머릿속은 멍하고 가슴은 방망이질을 해대고 남편은 주말에 내려왔던 큰아들 아침 기차 태워주러 함께 나갔고... 일단 큰애한테 전화해서 아빠 빨리 되돌아 오라 전했고 그래도 우리는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는처지 (소밥은 누가 주고~~~~~~~~) 일단 남편은 소밥을 주고 나는 허둥지둥 아침밥도 제대로 못 먹고 설거지를 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보니깐 아들놈은 제아들을 캉가루처럼 앞에 매달고 마누라옆에 서 있었다. 며느리를 힐끔 봤더니 중상은 아닌 듯해서 나의 첫 마디는 이랬다. "니들 엄마 여러 번 죽인다 그치?" 손자는 검사결과 이상 없다 했단다. 천만다행이다. 며늘애 친정엄마가 운전 했다는데 며늘애는 애기 보호 하느라 많이 다친거고 사돈부부는 수술할 정도는 아니란다. 며늘애는 3개월 누워 있어야 한다고... 이 노릇을 어찌 해얄지 (허리는 4번 척추가 비뚤어지면서 눌려있고 왼쪽 다리 정강이 부분은 부러졌고) 어차피 일어 난 사고인데 내가 집에서 노는 것도 아니고 이 더위에 애를 데리고 매장일 본 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오후까지 있어봤는데 뽀족한 수가 없었다. 젖 먹던 아기가 일단 젖을 못 먹고 제에비 배에 매달려서 잠만 자는 게 안타까워서 병원 근처가 애들 이라서 집에 데리고 가서 뭘 좀 먹여 오라했다. 내가 며늘 옆에 지키고 있고. 곰곰 생각해보니 아기를 누군가가 봐줘야 내아들이 좀 편할 것 같아서 집에서 밥 먹이고 온 후 잠든 아기를 내가 받아 앉고 복도에 있었다. 그리고는 내가 일단 아기를 데려 가겠다고 했더니 아들은 수긍을 하면서도 며늘애한테 물어 봐얀다고 그랬다. 데려가라고 허락을 하고는 며늘애가 울었나보다. 간호사가 나한테 와서 그런다. "며느리 울어요 많이 아파서 그럴까요?" "아니요. 아기 데려 간다 했더니 그래요" 며늘애한테 아기 보여 줬다간 못 데려 올 것 같고 아기가도 더 울것 같아서 로비에서 서성이며 얼러고 달래고 해서 집으로 데려 왔었다. 혹여나 아기에게 어떤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 데려 오라는... (열이 오르든지 토하든지 놀라면 ...) 그렇게 손자와 우리부부는 함께 있게 되었는데 갑자기 젖을 못 먹어서 그런지 엄마생각 나서 그런지 칭얼대고...이 노릇을 어쩌나 눈 앞이 캄캄했다. 그러다가 웃옷 벗고 있는 할아버지 젖꼭지 만지작 거리며 우는 손자놈 내 젖이라도 물리려 했더니, 만지작 거리고는 얼굴 쳐다보고는 울고 (우리애들은 젖 뗄 할머니 빈젖 물고 잤는데...애는 똑독 한가벼) 손자와의 첫 날밤은 선잠으로 보냈다. 애를 종이인형으로 만들어 놨네. 늘애가... 티비소리에도 깨고 문 소리에도 깨고 개가 짖어도 깨고 옆에서 말소리만 좀 크도 깨고... 진땀 뺀 첫 날 밤. 남편이 소밥 주고 나서 며늘한테 손자 뵈주러 갔다. 의외로 손자가 제에밀 보고도 울거나 젖달라고 안했다. 환경 적응이 빠른 똑똑한 손자 다음 날도 손자 뵈주러 갔었는데 어~라. 제에밀 안보네 불러도 모른 척하고~~~~~~~ "이제 우린 출근 안한다" 고 말하고 돌아 왔는데 며늘애가 아기 보고 싶어서 매일 운다고... "울긴 왜우냐 애는 잘먹고 잘놀고 잘싸고 잘 있는데 뭐가 보고 싶다고 우냐?" 그렇게 이해 못하는 말을 아들한테 해댔었다. 그러면 아들놈은 그랬다. "왜요 우리애긴데 왜 안보고 싶어요" 하루 못갔더니 다음 날 아들이 와서 데려갔다 왔는데 제에미한테 안간단다. 점점 우리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웃고 아무한테나 잘 안기고... 잘 때도 뽀로로 인형 껴안고 저혼자 잠들게 학습 시켰고 목욕 하는 것도 어찌나 좋아 하는지 할아버지랑 목욕 할 때면 할아버지가 웃느라 요절복통 계획 된 억지 웃음이 아닌 100% 리얼리티 웃음을 선사하는 귀여운 아기천사 자고 일어나서도 빙그레 웃으며 다가오고 맛난 것 주면 한 입먹고는 웃어주고 소리나는 책 버튼 눌러놓고 끄떡끄떡 춤추고 할아버지가 밭에서 복숭아 따다 깍아서 할머니 갖다 줘~~~~라고 시키면 몇 번이라고 갖다 입에 넣어주고... 돈 주고도 못 살 이 행복~~~~~~~ 그저 모든것이 신기하고 도대체 이 천사가 어디서 왔는지... 그동안 낯가림이 심해서 제대로 한 번 앉아보지도 못했는데 이게 왠 홍재란 말인지 며늘 한텐 미안 하지만 우린 복권 당첨 같은 나날이었다. 하필이면 매월 첫 주간에 2번의 성당 회의가 있었고 매주 하는 기도 모임도 있고 그렇게 3번을 손자 업고 다니며 했다 주일미사는 할아버지랑 함께여서 어렵지 않았고 그렇게 점점 손자 보기에 길들여지고 서로 익숙해 지는데 성당 갔다와서 바로 밥 먹이는데 몇 번 받아먹다 그대로 잠이 든 손자놈 자리에 눕혀 놓고 있는데 들어 온 아들놈 "엄마 제 차 못 봤어요? 아까부터 와 있었는데.." "못 봤어 임마~가게 들어와 있지 차에 있었어? 왜 왔어?" "지은이가 아기 보고 싶다고 울어서..." 그리고는 잠시 데려갔다 오겠던 놈이 저녁이 되어도 안 왔다. 궁금해도 꾹 참고 기다렸다. 제에미랑 조금이라도 같이 있게 해주려나보다 그런 생각으로 어둑어둑 해 질 무렵 아들의 전화 "엄마~~~~장인장모님이 아기 봐 주신대요" "아니 퇴원 하셨니?" "예~우리집에 계시면서 지은이한테 아기 자주 보여주고 그러신다고요" "그래도 그렇지 갑자기 안 데려오면 어쩌냐? 아기용품도 그대로 여기 있는데?" "내일 가지러 갈게요. 아기 보고 싶어도 참으세요" "보고 싶긴 뭐가 보고 싶냐 그러려면 진즉 데려가지..." 그 통화 이후 내 몸에 있던 에너지는 죄다 어디로 빠져 나갔다. 아무것도 할 수도 없고 기운을 차릴 수도 없었다. 소들 저녁밥 주고 우릴 데리러 왔단 남편에게 "성율이 뺐겼어 안 온대" 그 말에 남편도 어이가 없는지 좁은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애 병나게 만들지말고 데려와서 여름나고 데려가라고 전하란다. 집이 온통 텅비고 여기저기 손자 놀던 자리만 남았고 손자가 눈에 밟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우리 둘이는 입만 열면 손자 말만 했다. 어제 하루죙일 목 빠지게 기다렸는데도 아들과손자는 안왔다. 아들이 잠이 부족하고 힘들어서 도저히 못 오겠다고 낼 가면 안 될까요? 라고 전화만 했다. 밤에 염치불구하고 며늘애한테 문자 날렸었다. (나두 성율이 보고싶다) 우리생애에 지난 일주일간보다 더 행복하고 많이 웃는 시간이 또 올까? 며늘애 다쳐서 경제적 손실은 크지만 내손자가 전혀 내손자 같지않고 그저 바라만 봤던 그 손자를 우리가 온전히 독차지 했었던 일주간의 행복. 언제 또 그런 행복이 오려나~~~~~~ 아~~~~나도 며늘애처럼 울고 싶어라.    까부는것 좀 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