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여물 잘 멕여놓고는
그 중에 가장 살찐 놈 붙들어서
타지않겠다는 녀석을 달래서
차에 태워 보냈습니다.
짧은 이별의 시간에...
소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서로 눈 마추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랑 오래 잘 살았지?
미안해~미안해~미안해~ 이젠 어쩔 수가 없단다.
너의 희생으로 남아 있는 소들의 양식을 사얀단다.
울지말고 가~~~~~~~그리고 다시는 소로 태어나지마.
울지말고 가~~~~
그리고 좋은 소고기로 다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라"
그러면서 내가 먼저 울고 있습니다.
나는 아직도 울고 있습니다.
밥도 먹을 수가 없습니다.
내 가슴은 타 들어가고
내 심장은 말라 갑니다.
이 슬픈 현실을 비켜 갈 수는 없는지...
우리는 원래 농장의 이념목표가 이랬습니다.
새끼만 팔고 에미소는 새끼 못 낳을 때까지 키우다가
그러다가 생을 다하면 묻어주자.
그런데
IMF 때 도 견디다 못해 직매장을 했었는데
또다시
FTA의 파고와 구제역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직매장을 오픈해서
나는 날마다 웁니다.
그러다가 손님이 오면 방긋 웃으며
귀한 소고기를 팝니다.
이 아이러니한 내 운명앞에
나는 피가 말라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