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꽃 진 자리엔 이렇게 앵두가 셀수없이 달렸고
벚꽃 진 자리에는 콩알만한 버찌가 소름끼치게 많이 달렸고
도화(복숭아꽃) 진 자리에도 대추알 크기의 복숭아가 징그럽게 많이 달렸다. 다른꽃 진 자리에 아무리 많은 열매가 달려도 상관 없는데 이 복숭아가 문제다. 꽃 피었을 때 어느정도 훑어줘야 복숭아 솎아낼 때 쉽다는데, 그 예쁜꽃을 인간의 편리에의해 훑어낸다는 건 그건 죄악이지 싶었다. 그래서 핑곗거리를 만들었었다. 꽃 좀 보게 그냥 두자~~~
내 말 잘도 듣는 울남편과 나는 그 예쁜꽃 오랫동안 잘 봤는데, 꽃진자리에 달린 저 열매 보는 순간 징그러워 소름이 끼친다. 저걸 어떻게 다 솎아내나~~작년엔 암것도 몰라서 우리나름대로 큰것 위주로 어느정도 간격을 두고 솎아냈었다. 올봄 농진청에 견학가서 잠시 받은 교육에서 우리가 얼마나 무식했는지를 확인했었다. 작년에 복숭아 솎아내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알려줬던 말들을 이해 못겠다면서 희희락락 우리 맘대로 했었는데, 결과는 실패작이었다 열매가 익기도전에 거의다 떨어져버린 것이었다. 복숭아도 줄을 잘 서야 살아 남을 수있다. 아무리 잘나도 줄을 잘 못서면 잘려 나가야 된다. 법에 정해진대로 달려있어야 살아남는다. 법 안지키고 제 맘대로 달려있는 저것들 따 내면서 엄청 마음이 아프다. 아래로 메달려있지 못하고 하늘향해 달려있는 저 잘난것들(법대로 달려있는 것들보다 훨씬 크고 잘났다) 간혹 나는 법을 어기고 내 맘대로 살려놓기도 한다. 실험 대조구라고 우기면서...얘들아~내 맘 알고 잘 자라주면 어떻겠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