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동장군 체면이 말이 아니다. 며칠 살짝 추운가 했더니, 이게 봄이 오는지 가을이 아직 못 갔는지 분간이 안된다. 덕분에 우리는 아직도 가을의 연장선상에서 축사의 축분 치우는 일을 하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또 한파가 심하면 소들이 긴 겨울 이겨 낼 동안 집안에서 사는 우리는 소들한테 무척 미안한데, 요즘처럼 이정도의 추위는 소들도 우리도 서로 윈윈이다.
맨날 뭐가 그리도 바쁜지 농사도 제철에 심고 거두지 못하는 야풍인 마늘도 남들보다 엄청 늦게 심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포기 하려 마음 먹었었는데, 날씨가 포근한 관계로 11월 말에 심었다. 마늘 심어야 할 밭에 쫙~ 깔린 냉이들을 그냥 모른체 뒤엎을 수는 없어, 남편이 밭을 파헤치는 동안 나는 냉이 뽑기에 여념이 없었다. 두어시간 뽑았더니, 플라스틱 사각바구니로 두 바구니였다. 일단 현관까지 무사히 가져와서 얼지는 않게 잘 두었는데, 이게 다듬는게 문제였다. 원래는 울엄마 주려고 뽑은거였는데, 엄마한테 못가게 되어서 현관 쪽마루에서 혼자 다듬어야 했다. 며칠을 밤마다 다듬는데, 나중에 남편이 조금 도와 주었다.
큰다라에 있는 것은 다듬을 것, 작은다라에는 다듬은 것. 이미 한 번은 데쳐서 냉동고에 들어 감
그리곤 집안에서 나오는 각종 쓰레기 태우며 삶았다 1석2조 아니 1석3조 난방도 되니깐
살짝 데쳐내서 밖깥 지하수에 깨끗이 씻어 봉지봉지 얼렸다 울엄마 오시면 보내려고...우리도 상큼한 것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꺼내서 냉이국 끓여 먹는다.
향긋한 냉이향~~~~~~~~솔솔 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