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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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추를 심었습니다 땅콩도 심었습니다 해마다 망치는 고추농사를 또 합니다 올핸 큰맘 먹고 살충제 정도는 하려고 합니다 살충제 안하니 고추속에 벌레가 먼저 들어앉아 갉아먹고 우리 먹을것이 없습니다 고추벌레 너 올핸 가만 안둘거야
어머니 계실 때 어머니께서 심으셨던 땅콩은 며느리인 나는 그저 덜생긴 쭉정이 비슷한 것만 먹어 봤습니다 잘 생기고 튼실한 것은 뭐 했냐고요? 아들 다섯에 딸 하나를 두신 우리어머니 그 귀한 딸네 다 보냈지요
어머니 돌아 가신지 올해로 9년째 인데 나는 왜 그동안 땅콩 심을 생각을 못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시장에서 파는 땅콩 사 먹으려면 수입 이라고 못마땅해 하는 남편 때문에 사 먹지도 못 했습니다 올해는 땅콩씨앗을 구해서 꽤 많이 심었습니다 아까 땅콩 심으며 남편한테 속에 있던 말 했습니다 "어머니가 땅콩농사 지으실 때 좋은 것은 다 청주 보내고 쭉정이만 삶아서 먹었는데 땅콩농사 지어서 난 삶아서 먹을거야~~~~~~~"
밭에서(산밭이라서) 일하고 나서 휘휘 둘러보면 그냥 들어 올 수가 없습니다 쑥이며 미나리 머위... 다 먹거리인데 시간은 모자라고... 쑥 좀 뜯고 미나리 뜯고 그리고 생전 첨으로 싸릿순을 뜯었습니다 그렇게 궁금하던 싸릿순이 내가 맨날 지나 다니는 축사옆에도 밭둑에도 많이 있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고추 심으러 오셨던 큰형님이 "싸릿순이 다 쇄도록 왜 안 뜯었냐"고 해서 귀가 번적 띄었습니다 "아니~~~~~~싸릿순이라니요 어떤게 싸릿순인데요?"
울남편은 그럽니다 "며칠전만 해도 새순이 연하게 많이 올라 왔었는데 이제 너무 커버렸어"
"아니~~~~그럼 나 좀 알려주지"
"니가 안 먹는 줄알았지 뭐"
"그게 뭔 소리여~~내가 나물은 다 먹잖여 싸릿순을 얼마나 궁금해 했는데"
"알았어~~~~~~내년엔 많이 뜯어줄께"
우리는 이미 다 커버린 나무에서 연한 순을 땄습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싸릿순맛은 옻순맛과 비슷합니다 달콤쌉싸름한 옻순맛에 쌉싸름한 맛이 빠진 달콤한 맛만 있습니다
았싸~~~~~~내년엔 싸릿순 많이 따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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