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집살이 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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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8월 30일 월요일 맑음 뭐니뭐니 해도 배고픈 서러움이 최고라 했던가. 찬 없는 밥 먹기는 싫고 굶으면 어지럽고 견디기가 고통 스럽다. 점심도 먹기 싫어 굶었더니 기운이 하나도 없고 죽을 것만 같다.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안양 집에를 갔다. 먹고 싶었던 송편 순대 옥수수... 소원 풀이 했다 싶어 얼마나 좋았는데 깨고보니 꿈이었다. 간식 이라고는 전혀 없고 반찬도 나 먹고 싶은거 하나도 못 먹고 너무너무 먹고 싶은것이 많아서 미칠 것 같다. 언제 쯤 집에 갈까. 엄마~~~~~ 나 집에 가고싶어 죽겠어 내 몸속에 이 녀석은 내가 먹지도 못 하는 순대도 먹고 싶다 그러고 왜 이리 먹고 싶다고 하는것이 많은지... 나의 아기가 체중미달 이라도 될까봐 걱정이고 튼튼하지 못 할까봐 걱정이다 이렇게 먹고 싶은것도 못 먹고 누구의 배려도 없이 아이를 갖고 나 혼자 서러워야 하니 두 번 다시 아이를 갖고 싶지않다. 꼭 아들을 낳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두 번 다시 아이는 갖지 않겠다. 남모르는 나 혼자 만의 서러움... 자꾸 눈물만 많아진다. 엄마~~~~~ 엄마~~~~~~ 집에 가고 싶어~~~~~~~~~~
요 녀석 입덧 때 일기네요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 였어요
***굶다굶다 뼈만 앙상하게 남았고 기운이없어 밥 하기도 참 힘들었어요 시부모님에 세째 시숙님까지 함께 살았고 불 때서 밥했고 방에도 군불때고 살았지요 끔찍하게 고생했고 죽을것만 같았는데 이렇게 살았어요 하루는 빵이 너무 먹고싶어 소풀 베어서 점심 먹으러 온 남편에게 빵과 우유 좀 사다달라 했더니 부엌 뒷문으로해서 뒷곁 비탈언덕을 올라가요 조금있다 내려 오는데 (나는 한 보따리 사 올줄 알고 기대를 잔뜩 하고있는데) 빈손으로 오는 겁니다 그러더니 품속에서 달랑 200원짜리 빵 1개 200미리짜리 우유 1개 이렇게 사다 줬어요 우리 윗집이 가정집 인줄 알았더만 필요한 것 조금 갖다놓고 파는 구멍가게 였나봐요 그땐 슈퍼도 없고 시골은 그렇게 집에서 구멍가게 처럼 했어요(나중에 알았지만) 생전 잊을 수 없는 입덧 때의 선물이 되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