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인신고 하라고 집에서등.초본 보내왔을때 적어놓은 일기네요 제가 6남매의 막내 며느리라서 방학이면 여기저기 형님,시누이네 애들이 와있어 시집살이가 더 고단했었어요 많이 올때는 10명까지...*
1982년 8월6일 토요일 맑음
경희한테서 편지와 등.초본이 왔는데 왜 이리 집 생각이 나고 식구들이 보고싶은지 이유없이 서럽고 눈물이 앞을 가려 참느라 혼났다
저녁 설거지 끝내고 들어오니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안방에서 우는소리 들을까 봐 수건을 입에 막고 울었다 아무리 울어도 시원치가 않고 나같이 못난 딸 멀리 보내놓고 날마다 눈물 지으시고 걱정 하신다던 아버지 생각나고 엄마가 울던 모습이 떠 오르고 동생들도 보고 싶고 휴가 왔다 갔다는 동생도 보고 싶고 외할머니도...
괜히 내 처지가 서럽다
못난 딸과 언니 누나인 나를 위해서 아낌없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지만 나의 신앙생활엔 점점 박해가 더해져 십자고상 마져도 모시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번 수녀님 방문 오셨을때도 문밖에서 쫓아 낸 것처럼 느껴져 서러운 마음은 눈물을 자꾸 샘 솟게한다
방학이라서 주영,선미,정화,현정,민정이가 와 있는데 애들이 아프고 시중들기가 힘이 드니까 어머님은 괜히 나한테 화풀이를 하시고 집에서 일어난 작은 일들도 어머님 생각대로 큰형님께 전달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너무너무 서운해 모든 것이 싫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