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어찌 잊으랴 그날의 치욕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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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17일 수요일 맑음 (제헌절)
어제 대전지방 검찰청에 다녀왔다 엊그제 15일날 아침에 걸려 온 전화한통 검찰청으로 나오라는 여직원의 기분나쁜 전화 무슨이유로 나오라는 거냐고 물으니 "나오기 싫으면 벌금 100만원 내세요" 이유인 즉 우리 작은넘이 무면허로 오토바이 타다가 단속에 걸렸단다 그것이 6월15일 이었다는데 검찰청에서 즉결심판 받아야 된단다 전화 끊고나서 어찌나 약오르고 화가 나던지 읍내 파출소로 전화해서 대중교통이 닿지않는 시골에서 아이들이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것 다 아는 사실이고 시골아이들은 국민학교 고학년이면 다 타고 다니는데 뭘 그런걸 검찰청까지 넘겼느냐 여기서 해결 해야지... 이렇게 푸악을 했댔더니 사고날까봐 단속했고 별거는 아니고 가서 즉결심판 받으면 된다고 변명을 했었다 아이가 기숙사에 있고 학기 중이라서 담임선생님께 전화해서 좌초지정을 말씀 드렸더니 별걸다 검찰청으로 넘겼다고 선생님께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다 어제 16일날 점심시간에 학교가서 아이를 데리고 검찰청에 다녀왔다
검찰청사 안에는 부모 중 한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애들아빠는 등나무 의자에 있고 내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런데 검사실 여직원이 우리를 죄인취급 하는것이 아닌가 내가 있는데도 내 앞에서 아이를 죄인 다루듯이 했다
검사실에는 차를 타 마실수있게 갖춰줘 있었다 누가봐도 손쉽게 차 정도는 타 마실 수 있을듯 했다 아이가 목이 타는지 속이 타는지 차 한잔을 타는데 여직원이 나갔다 들어오다 보고는 " 누가 차 타라고 했느냐, 너 여기 왜 왔는지 알고 있으면서 차 타고 그러느냐" 그러면서 야단을 치니까 무안했는지 멋쩍게 웃으면서 종이컵을 내려 놓는데 " 왜 웃느냐..."고 또 지랄을 했다 아이를 야단치고 지랄을 하는통에 자존심이 상하고 아이가 불쌍해서 죽을 뻔 했다 서류작성(반성문, 부모가 쓰는 각서) 해서 청소년 범죄예방 상담실에가서 상담한 후 다시 오라고 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두 줄 써서 줬더니 너무 짧다고 다시 쓰라고해서 뭘 더 쓸게있느냐 내가 시골 사는게죄지... 그러면서 밑에 한 줄더 써서 줬다
상담실에 내려 갔더니 상담선생님이 안 왔다고 몇몇의 엄마들과 아이들이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우리처럼 오토바이 때문에 불려온 모자들이였다 상담실 여직원한테 여러차례 물어봤다 왜 우리를 기다리게 해놓고 선생님이 늦느냐??? 그 여직원 가타부타 말도없이 그냥 기다리라고만 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내 나이또래의 여선생님이 왔는데 내가 또 따졌다 "공부하는 애들을 이렇게 기다리게 해놓고 왜 이제야 오느냐???" 자기는 오늘 담당이 아닌데 대신 좀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는데 깜빡잊고 있다가 전화 받고서 나오느라 늦었다고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사과를 했고 검사실 여직원의 괘씸한 언행을 말했더니 자기가 차 타주면서 마음 가라앉히라고 해서 속상했던 기분을 좀 가라앉혔다 아이가 상담받고 반성문 작성해서 올라갔더니 "반성문 안 써 봤느냐?" 아이가 안 써 봤다고 하니까 "써 봤을것 같은데 그럼 글짓기도 안 해 봤느냐???" 대기실 가서 다시 써 오라고 했다
그 넓고 어리어리하고 대리석에 얼굴이 비칠만큼 윤이나게 잘 지어놓은 검찰청에 우리가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게뭐람 두리번 그려봤지만 대기실인지는 보이지도 않고 벽은 볼록볼록하게 돼있고 벽에 전기부스가 있는데 그곳이 철판으로 돼있어 딱 좋겠다싶어 그곳에 대고 쓰라고 내가 그랬다 아이가 쓰고 있는데 그 여직원 또 나와서 "대기실 가서 써 오라했는데 여기서 글씨가 잘 써 지느냐...? 고 지랄을 해 대니까 아이가 복도 끝쪽으로 먼저 갔다 (참으로 오장육부가 뒤집어 죽는 줄 알았다) 나도 뒤따라 갔는데 대기실이라는 곳에는 아무도 없었고 화장실을 들여다봐도 아이는 없었다 다시 검사실 앞에와서 문 열릴때 들여다 봤더니 그곳에도 아이는 없었다 혹시 아빠가 기다리는 마당에 내여간 줄 알고 내려 갔더니 아빠혼자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고 아이는 오지 않았단다 다시 올라가서 찾았더니 아이가 복도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 " 너 아까 대기실에 없던데 어디 있었냐???" "성질나서 화장실가서 쓰고있다 왔어요" 뭐 큰죄 지은것도 아닌데 죄인 취급 받는게 저도 속이 상했겠지 내가 더 이상은 못 참겠길래 여직원한테 좀 따지고 가야겠다고 별렀더니 아이가 그만두라고 만류를 해서 눈물을 머금고 참고 왔는데 너무 속이 상해서 하룻밤을 자고 났는데도 속이 거북하고 기운은 쭉 빠지고 죽을 맛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미리 좋은경험해서 앞으로 사는 날 까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 싶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 본다 어제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이한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눔아~~~~~~~~~~ 오늘은 우리하고 같이 왔지만 앞으로는 우리하고 같이가 아니라 너 혼자 아니 반쪽이라도 이런데 오는 일 없도록 해라" 잘 알았다고 다짐을 했으니 오늘의 이 치욕이 *새옹지마* 가 됐으면 좋겠다
*나중에 아이한테 들은 얘기지만 읍내에서 걸렸을때 파출소가서 한 시간쯤 혼났고 반성문 썼고해서 용서해 준 줄알고 우리에게 말을 안했단다 그랬으면 됐지 타 지역도 아니고 손바닥만한 지역에서 꼭 그렇게 했어야 되었는지 감히 짐작이 간다* 이 일기를 옮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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