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넘 이야기 (고 1) | ||
| ||
녀석을 고등학교에 보내면서 내가 그랬어요 "다시 시작이야 똑 같이 1학년이야 너는 잘 할꺼야 국민학교 3학년땐 올수였잖아 너는 분명히 다시 잘 할꺼야 1등도 할수있을꺼야" 나의 이 허풍선같은 소리에 울남편 "웃기고있네 저놈이 무슨 잘해" "왜 그러셔 두고 봐 1등 시킬꺼야" 나는 꿈처럼 염원처럼 그렇게 아이한테 말했고 그렇게 믿고 싶었어요 1%의 가능성도 없었지만...
큰아이가 대학생 작은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도록 우리아이들은 그 흔했던 삐삐나 핸드폰이 없었답니다 내가 안된다고 하면 더 보채지 않았던 녀석들이 넘 고맙지요 큰애가 서울로 올라가면서 이제는 핸드폰이 필요할것 같으니 사야겠다고 했지요 그러라고 허락했더니 동생것까지 샀더라구요 고마운 녀석
내가 그렇게도 보내기 싫었고 넘기싫었던 학교의 교문을 넘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무척많이 했어요 이넘한테 어름장은 놨지만 먼~훗날 이넘이 생각할때 (엄마는 형한테만 잘하고 자기한테는 잘못하고 학교도 안왔다고하면 어쩌나...) 이넘이 국민학교 다닐때는 참으로 뻔질나게 학교를 드나들었어요 내가 이넘이 큰애와는 달리 공부 외적인 것으로 나를 힘들게 했거든요 오락실에 자주 가는것도 그렇고 돌쯤 부터 부업으로 내가 양장점을 했는데 아무래도 애기한테 소홀했던지 엄지손가락을 빨기 시작했어요 공갈젖꼬지를 사다줘도 그것은 안빨고 꼭 엄지손가락을 빨았어요 그것 못 빨게 하느라고 별짓 다 해봤는데 안되더라구요 손가락 입에넣고 있을때 손을 때린다는것이 콧등을 때려서 코피를 터지게 한적도 있었구요 보는 사람마다 손 못 빨게 하니까 식구들 다 모여있음 불꺼진 빈방에 가서 빨다가 잠들고요 (나를 많이 울게했어요 지금도 그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국민학교 들어갔는데도 그 버릇을 못 고쳤어 학년이 올라갈때마다 내가먼저 찾아가서 선생님께 부탁했어요 우리아이의 손가락 빠는 버릇과 오락실가느것 좀 고쳐달라고요 집에서 엄마가 하는 잔소리 보다는 선생님께서 하시는것이 더 효과적일거라고요 그런이유로 내가 학교를 자주 갔어요 아이 잘 하는것은 가만둬도 잘 하지만 고쳐야 할건 어떤방법으로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4학년때 손가락 빠는버릇 고쳤어요 덕분에 윗니는 앞으로 쑥나오고 아랫니는 안으로 쑥 들어가서 과간이었지요 손가락엔 사탕만한 혹이 달렸고요 아이가 부족할 수록 선생님과 유대관계를 더 잘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이넘이 엄마가 학교 오는 걸 어찌나 좋아하고 우쭐대는지 (내가 왜 학교에 자주 드나드는지 이넘은 몰랐지요 선생님과의 비밀이었지요) 아이 기 살려주려고 핑곗거리가 있음 꼭 갔지요 큰애는 졸업하고 이넘이 4학년 되면서 학교에서 급식이 시작됐는데 첨엔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급식을 하러 갔어요 붙박이로 월급받고 일하는 엄마들도 있구요 몇명은 나처럼 급식당번때 가기도 했는데 이넘이 내가 가는날은 어찌나 좋아하는지 붙박이 엄마들이 일이 서툴다고 눈치를 줘도 갔어요 그랬던 내가 이넘 중학교 넣어놓고는 단 한번도 안 갔으니... 졸업식도 안갔어요 내가 원하는 학교에 원서 안 써준 담임 만나기 싫어서요 졸업식 끝나고 나오는 넘한테 돈 주는 걸로 미안함을 대신했지요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안 가면 이넘이 분명 서운하게 생각할것 같아서 내가 자존심 다 버리고 챙피한것도 무릎쓰고 입학식에 갔었고 자모회도 들었어요 반에서 자모회 간부 정하는데 그것도 했어요 기숙사 자모회에도 잘 참석했고요 가게에서 학교까지는 내차로도 한 시간쯤 걸려요 이런저런 모임때마다 참석하는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늦게라도 꼭 참석해 줬지요
비슷비슷한 아이들이 모인 학교라서 그런지 그 학교에서는 수능대비는 안하고 내신위주로만 교육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내신만 좋으면 수시로 웬만한 4년제 대학은 간다는 주장이었고 자모들도 그렇게 호응하고 있었는데 반기를 드는건 언제나 나였지요 우리아이가 목표를 하고있는 학교는 수능을 꼭 치러야하는데 큰일났다 싶더군요
이넘이 그러더라구요 "엄마~~ 학원 보내주세요" "이넘아~~ 학원은 무슨~~~ 학교공부도 다 못 받아들이면서 거기다 학원공부까지..." "얘들은 학원 다니는데요" "안돼. 학원선생님보다 학교선생님들이 한수위야 왜 학교선생님이 있는데 학원을 가 안돼. 꼭 학원 가고싶으면 학교선생님 가르치는것 다 입력하고 남는공간 있으면 그때보내줄께 지금은 절대안돼"
아이의 투덜거림도 일축해 버리고 내 방식대로 타일렀지요 "수업중에 모르것 있으면 표시해 뒀다가 수업끝나고 선생님 나가실때 교무실이든 화장실이든 따라가서 알고 넘어가라" 그랬더니 녀석의 말이 "공부도 못 하면서 그러면 선생님이 싫어 하실수도 있지요" "아니~~~~ 절대 그렇지않다 자기과목을 이렇게 열심히 하는 학생이 있구나 선생님은 무척 좋아 하실거야 자기과목 열심히 한다고 엄청 좋아하신다니까" 녀석이 가장 어렵다고 했던 수학선생님께 따로 부탁을 드렸지요 "선생님 !!! 우리아이한테 이러고저러고 말해놨으니 책 가지고 따라오면 잘 좀 알려 주십시요"
얼마후 선생님들과의 식사시간에 수학선생님 말씀은 녀석이 한번도 그렇게 안한답니다 녀석한테 다시 타일렀지요 선생님께서도 기다리고 계시니까 그렇게해도 괜찮다 그렇게하거라 그런데 녀석은 도저히 선생님께 갈 용기가 없다고 같은방(기숙사) 친구중에 수학 잘하는 녀석한테 수학 배우고 과목과목마다 잘 하는 녀석들 붙들고 함께 공부하고 있으니 걱정을 말라고 합디다요
그러면서 학습지를 6개월치 하게 했는데 내가 별로 원치않는 학습지를 하게 됐어요 그 학습지가 좋은 줄은 아는데 우리아이한테는 버겁다는 걸 내가 잘 알고있는데 어쩔수없이 그 학습지를 하게 됐어요 학습지가 아무리 좋으면 뭘 합니까 아이가 따라 하지를 못 하는걸요 학습지 선택도 아이와 수준이 맞아야 하는데 어쩔수없이 하게됐던 그 학습지를 다음 학기부터는 다른 학습지로 바꿔줬어요
기숙사에 있으면 아무래도 집에서 있는것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많지요 선생님들의 관심과 보살핌도 많구요 나쁜길로 빠지지도 않구요 더구나 행운이었던 건 담임선생님이 기숙사 사감이었어요 나는 참으로 편하고 좋았어요 여러가지 상담 하기도 좋았구요 아이도 선생님을 참 좋아 했어요 윤리선생님인데 자기는 참으로 존경 한다고 늘 그랬어요
못 하는 아이들만 모아놔서 그런지 녀석이 상위권이었어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을 마쳤고요 1학기땐 그저 그렇더니 2학기땐 수학,과학만 (우)고요 다 (수)를 받았어요 생활기록부 특별활동과 행동발달 상황에 기록된 내용 *봉사심이 강하며 학급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함 *성실하게 노력하며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이해심이 많아 주변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함 *봉사상 수상(2001. 7. 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