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고추랑 씨름 중 이랍니다
며칠전에 딴 고추 3가마니
그 전에 딴 것들은 날씨가 좋아서 다 잘 말렸고
그렇다고 다 태양초로 말리지는 못 했지만요
태양초도 있고
건조실에서 살짝 숨만 죽여서 말린 것두 있고요
그런데
이번엔 태양초로 말리고싶은 욕심에
이틀을 거실입구에 늘어 놨다가
태풍인지 뭔지가 온다길래
황토방으로 옮겨서 사료푸대 쭈~욱 깔고 늘었지요
그리고
세 아궁이 다 불을 쳐 땠답니다요 울낭군님이요
고추 타겟다고 웬만큼 쳐 때라고 부탁 했더니 일부러 더 쳐때서
다음 날 봤더니 아랫목에 있는 넘들은
저 아프리가 웜주민 피부색을 하고 있어요
그걸 보고는 둘이 깔깔 댔지요
다음 날은 햇빛이 나길래
일부는 마당에 자리깔고 내다널고
일부는 방에 얇게 펴 널고
저녁엔 또 겉어서 방에 합치고
날이 밝으면 또 날씨와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고
어제는 몽땅 꺼내다 옥상으로 올려서 말렸지요
저녁에 또 태풍이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반 정도는 아들넘 시켜서 황토방으로 옮기고
반은 옥상 계단공간에 꾸겨놨었지요
간밤에 온통 날씨에 신경 써 면서...
오늘아침에 우리둘은 한참을 고민했어요
어디다 어떻게 널을까
일기예보에 또 태풍과 비를 운운 하길래
하루만 더 방에서 말리자 의기투합하고
옥상에 있던 것들 꺼내려서 방에 쫙~~~~~~~~널고
불을 쳐질러 때는데
찜질방이 따로없어요
아궁이 앞에서 어찌나 땀이 나던지
심장은 펄펄 끓고
피는 바싹바싹 말라가고
목도 타 들어가고
하늘은 점점 구름이 걷히고
옆에있던 울낭군님 "에이~~~ 성질나 날씨만 좋네"
그러고는 들어 가 버렸지요
난 그래도 다시 날씨가 흐려지길 간절히 바라면서
계속 불 쳐 때고 있는데
날시는 점점 더 좋아지고...
할 수 없이 마당에다 자리깔고
방에있는 고추 반쯤 꺼내다 널었지요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그리고는
무쇠솥에서 펄펄 끓는 물 퍼다가
타는 내 심장과 맘을 씻어 내렸답니다
